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하며 도로 2%대로 미끄러졌다. 그나마 4분기에 정부 재정 효과에 힘입어 1% 성장하며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경제성장률 2%대는 이미 예상했지만 6년만의 최저 수준이란 발표에 새삼 우리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새해 들어 기업현장을 돌아다니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대통령도 직접 나서 기업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고용 창출을 유도하고 나섰지만 정작 청와대와 정부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어 걱정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혁신성장 현장행보를 거듭하며 기업의 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말을 믿고 투자와 고용에 대한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의 ‘정책기조 불변’ 발언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컨트롤타워 간의 불협화음이 재현되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 간의 반목은 이제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관가에서는 두 사람이 자리조차 같이 하는 것을 꺼렸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수현 실장의 ‘정책기조 고수’ 발언으로 산업계는 물론 공무원 사회 내부도 허탈해하고 있다. 현장행보를 강행하던 홍 부총리도 머쓱해졌다.
성장률, 고용 등 거시경제 지표는 최악이다. 그나마 홀로 반짝이던 수출마저도 하락세로 날개가 꺾였다.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수출 감소가 고스란히 우리 경제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면서 바꾸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감수하고 추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대외에 경제정책 변화를 시사했지만 김 실장의 발언을 놓고 볼 때 기업들에 대한 ‘사탕발림’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일각에서는 당·청 간의 알력이 드러났다고 문제 제기한다. 김동연-장하성의 경우처럼 홍남기-김수현의 따로따로 정책이 제대로 될 일이 없다는 한탄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정부 여당이 국민 앞에서 겸허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이 발언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지만 모두 오만해지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위한 정치, 행정을 다하자는 자성의 소리로 해석된다.
경제는 심리이고 시기를 놓치면 다시 되담을 수 없다.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국민을 위해,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확실한 자성이 필요하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