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꼰대강점기’에 독립은 올까?
[기자수첩] ‘꼰대강점기’에 독립은 올까?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9.01.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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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꼰대’라는 단어가 화두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늙은이'를 뜻하는 은어 혹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무조건 배척하는 사람을 뜻하며 그들의 이러한 행위를 ‘꼰대질’이라고 표현한다.

꼰대질은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꼰대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지금의 나이와 위치에 오르기까지 엄청난 고통을 감내했으며, 그것이 곧 올바른 인생을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인생을 너무 편하게 살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나이가 어리고 직급이 낮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답답함을 느낀 꼰대들의 꼰대질은 여기서 시작된다. 연장자로서, 상급자로서 조언을 한답시고 본인의 아집(我執)을 타인에게 억지로 주입시킨다. ‘젊을 때 고생해봐야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이다.

스스로 고생하기를 원하고, 정당한 보상 없이 열정을 쏟으려는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아무도 없다. 단순히 나이가 어리고 직급이 낮다는 이유로 이를 감당해야 한다니 이 얼마나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편향적인 언어적 폭력이란 말인가.

이러한 꼰대질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사회에 막 뛰어든 젊은이, 사회초년생들을 위협한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2018년 하반기 접수받은 직장 내 갑질 제보는 1403건에 달했다. 제보 내용 중에는 직장상사의 회식 강요, 비합리적인 업무 지시 등이 대부분이었다.

상사의 지시를 어기면 사내에서 왕따가 되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직급을 무기로 접근하는 저급한 남자 상사의 성추행까지 견뎌야 한다.

꼰대들은 이러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잘되라고 그런 것’, ‘같이 웃자고 한 것’, ‘아들과 딸 같아서 한 것’이라며 정당화한다.

이는 마치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우리나라에 철도를 건설하면서 “우리 덕분에 조선이 잘 살게 된 것”이라고 포장했던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주입한 뒤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꼰대강점기’ 아닐까.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