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계약해지 통보 개입…택배기사 노조 탄압 의혹
CJ대한통운, 계약해지 통보 개입…택배기사 노조 탄압 의혹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1.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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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지원팀장이 지역 대리점장 모아놓고 "노조 해고 후 노노갈등" 지시
“CJ대한통운 노조 기획탄압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22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노동조합 기획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연 택배 노조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22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노동조합 기획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연 택배 노조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택배기사들과 한 차례 갈등을 빚었던 CJ대한통운이 이번엔 본사의 택배노조 탄압 논란에 휩싸였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등 노조는 22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노동조합 기획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본사 동부사업팀 소속 이 팀장이 창원지역 대리점장들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등 CJ대한통운이 노조 기획탄압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6일 한 대리점장으로부터 최근 CJ대한통운 동부사업팀 소속 이 모 팀장이 창원지역 대리점장들을 모아 놓고 노조에 대해 강경대응을 주문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특히 이 팀장은 지난해 1월 김해지역 택배연대노조 소속의 한 조합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사례를 들며 노조 대응 방식을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이 사례로 들었던 계약해지 된 조합원은 관할 노동청의 중재로 지난해 2월 1년 간 근무한다는 계약서를 새로 작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그는 다시 대리점주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노조는 이를 두고 이 팀장이 조합원의 계약해지 통보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의 동부사업팀 지원팀장이 개입해서 (계약해지를) 진두지휘했단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창원지역 대리점주들을 불러 모아 김해지역에서 아주 잘하고 있으니 김해에서 진행되는 사례를 전체 창원지역에서 진행하라는 업무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노조탄압이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노조가 주장한 이 팀장의 구체적인 업무지시는 조합원 한 명을 본보기로 계약해지 시키고 대리점 친인척들을 모아 유령단체를 만든 뒤 노노갈등을 일으켜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라는 것이다.

노조는 “CJ대한통운 측은 이 팀장의 행위를 개인행위이며 본사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것이 사실이면 이 팀장을 징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지금 설 대목을 앞둔 상황이지만 우리는 불가피하게 이 문제에 대해 전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지난 21일 CJ대한통운 본사에 이 팀장의 업무지시 관련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고 같은날 노동청에 고소한 상태다.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녹취된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일부 고객 상품에 대한 배송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배송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계약관계에 간여할 수 없다”며 “다만 해당 계약만료 상황은 택배기사에 의한 폭행사건이 발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