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흥행 고전…‘찻잔 속 태풍’ 되나
제3인터넷은행 흥행 고전…‘찻잔 속 태풍’ 되나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1.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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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인터파크 유력후보 사업참여 줄줄이 고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규 인터넷은행 유력 사업자로 꼽혔던 네이버가 사업 불참 의사를 밝히며 인터넷은행특례법의 효과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참여 요건을 완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됐지만 기대와 달리 정작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유력한 신규 인터넷은행 후보로 꼽히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네이버까지도 불참을 선언하며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의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 21일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네이버의 인터넷은행 사업 불참 결정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참여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 등의 해외 금융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5년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터파크와 참여가 점쳐진 NHN엔터테인먼트 등도 사업 불참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인터파크는 인터넷은행 진출을 유보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구체적인 노선과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유력 주자들이 줄줄이 인터넷은행 사업 고사 의사를 밝히며 23일 열리는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는 일찍이 김빠진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 인터넷은행 신규 사업자 신청을 받아 5월에 1~2개 사업자에게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었지만 관련업계의 외면으로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를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 정도다. 키움증권의 대주주는 정보통신 기업인 다우기술로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며 2015년 1차 인가심사 경쟁 땐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다 막판에 접었다. 

일각에서는 제3인터넷은행의 흥행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수익모델이 부족하고 과도한 규제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3년이 됐지만 예금·대출 외에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유상증자까지 어려워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케이뱅크는 508억원, 카카오뱅크는 1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