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미’ 미세먼지의 공습, 가전제품 매출 지형 바꿨다
‘삼한사미’ 미세먼지의 공습, 가전제품 매출 지형 바꿨다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9.01.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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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최근 3년간 매출 ‘공기청정기’ 10위권 첫 진입
의류건조기·관리기도 미세먼지 영향에 7위·18위로 상승
미세먼지 가전제품 백화점 신년세일 매출 신장 견인해 
(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나올만큼 날로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유통업계 가전제품 매출 지형도까지 바꾸고 있다. 

22일 이마트가 최근 3년간 가전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공기청정기는 올 들어 전체 가전제품 매출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하며 10위권(1월 기준)에 첫 진입했다. 2016년만 해도 30위권 밖이었던 공기청정기 매출은 2017년 22위에서 지난해 13위를 거쳐 올해 1월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8위까지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공습’으로 20일까지 이마트 공기청정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0% 가량 증가했는데 구매 수량도 두 배 이상 늘면서 이미 지난해 1월 한 달간 매출의 95%를 달성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의류 가전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였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07.6% 늘며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0위로 열 계단 상승했다. 건조기 역시 1월 들어서만 35.7% 증가했고 매출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양태경 이마트 소형생활가전 팀장은 “지난해부터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들을 필수가전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청정기는 방마다 한 대씩 두는 추세고, 건조기·의류관리기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가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형 제품(12~14평형)이 가장 인기가 많았지만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최근 들어서는 중대형(18~20평형)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미세먼지가 이슈화되면서 공기청정기를 필두로 한 ‘홈케어가전’은 가전시장의 주류로 무섭게 성장하면서 백화점 매출도 끌어올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신년 첫 세일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7.2% 증가했다. 이중 생활가전(18.7%), 식품(16.4%) 등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전년에 비해 매출이 1.7% 신장했다. 이 중 가전이 10.9%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 신장률 7.7% 중 가전의 비중이 31.6%인 것으로 조사됐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명품잡화(19%)와 가전제품(20%)이 매출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AK플라자도 전년 대비 6.6%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생활가전은 15%의 신장율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생활가전의 매출 증가는 미세먼지에 따른 공기청정기 등을 구매한 고객들이 늘어난 데다 야외의 탁한 공기 탓에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늘어나 전체 매출도 덩달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결혼·이사 시즌이 겹치면서 미세먼지 가전제품 매출 신장률이 좋았던 것으로 분석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세먼지 가전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필수 가전제품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도 매출의 지속적인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jj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