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압박 수위 높이는 KCGI…저수익 사업 재검토 요구
한진그룹 압박 수위 높이는 KCGI…저수익 사업 재검토 요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1.21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뢰회복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구체적 공개
“만성적자 칼호텔네트워크 등 원점서 재검토해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에 대해 적자사업 정리 등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경영 개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21일 공개하고 그룹의 위기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이란 부제목이 붙여진 제안문에는 △제안에 이른 배경 △KCGI가 바라보는 한진그룹의 위기 △KCGI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 등을 담았다.

KCGI는 방안 제안 배경에서 시장에서 한진그룹 회사들의 주식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밝히고 그 이유에 대해 △대주주 일가의 각종 갑질 행태와 횡령·배임 등으로 대표되는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 △합리성을 상실한 계열회사 지원에 따른 과도한 부채비율 △불필요한 유휴자산의 보유와 방만한 경영 등이라고 전했다.

KCGI는 한진그룹에 대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상태이며 △유가 상승 등 잠재된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지배구조 등급이 4년 연속 C등급에 그치는 등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일반 주주, 채권자, 직원 더 나아가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는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로 나눠 제안했다.

우선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에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경영진 추천 사내이사 1명과 함께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한 KCGI의 추천 사외이사 2명, 외부 전문가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 설치와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임원추천위원회 도입 등을 제안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는 신용등급을 현재 BBB0에서 지난 2014년 한진해운 투자 이전인 A-로 상향시키기 위해 5개년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칼호텔네트워크 △LA월셔그랜드호텔 등과 함께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왕산마리나 등 시너지가 낮은 사업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에서는 그룹 내 일반직원들로 이뤄진 상설 협의체 조직과 사회책임경영 모범규준의 채택·이행 등을 제안했다. 더불어 임직원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한 ‘한진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 실시 등 실질적인 소통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KCGI 측은 이번 공개 제안과 관련해 “한진칼과 한진의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전향적인 자세로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이들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