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26명 재산, 전세계 하위 50% 재산과 맞먹어…빈부격차 심화
슈퍼리치 26명 재산, 전세계 하위 50% 재산과 맞먹어…빈부격차 심화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1.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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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다보스포럼 앞두고 '부의 불평등 보고서' 발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간 억만장자 수.(자료=옥스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간 억만장자 수의 변화.(자료=옥스팜)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지난 2017년 3월부터 1년 간 9000억 달러(약 1010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기간 하위 50% 극빈층 38억명의 자산은 1조5410억 달러에서 1조3700억 달러로 오히려 11.1% 감소했다. 전세계적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은 '공익이냐 개인의 부냐'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2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옥스팜은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다보스포럼에 맞춰 '부의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의 행동을 촉구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억만장자 숫자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25명에서 2018년 2208명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17년 3월부터 1년 동안 165명이 새롭게 늘어 이틀에 한명꼴로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특히 최상위 억만장자 26명이 보유한 자산은 전세계 하위 50%가 가진 자산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3명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부의 집중도가 더욱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전세계 34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하루 평균 5.5달러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세계적으로 매일 약 1만명이 제대로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7개 개발도상국에서 빈곤 가정의 어린이는 부유한 가정의 어린이보다 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2배 가량 높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부유한 개인이나 기업에 적용되는 세율이 오히려 수십년 전보다 줄어 빈부격차가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의 잇따른 감세 정책 속에서 부유한 국가의 개인소득세 평균 최고세율은 1970년 62%에서 2013년 38%로 낮아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세금이 주로 소비에 부과되면서 상위 10% 부유층이 하위 10% 빈곤층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최빈층 10%의 소득대비 세율이 32%인 반면, 최부유층 10%의 세율은 21% 수준이었다. 영국도 최빈층 10%의 소득대비 세율이 49%로 최상위층 10%의 소득대비 세율인 34%를 훌쩍 넘겼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의료와 교육 분야에 대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지 않아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대책으로 양질의 무료 공공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특히 각국 정부가 개인소득세·법인세 감세를 중단하고 기업이나 슈퍼리치에 의한 조세 회피와 납세 기피를 막는 등 공정한 조세체계를 수립할 것을 강조했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정부는 기업과 부유층에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고 걷힌 세금으로 무료 의료 및 교육에 투자해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옥스팜)
(자료=옥스팜)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