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한국기업 “사드 피했지만…무역분쟁 어쩌나”
中 진출 한국기업 “사드 피했지만…무역분쟁 어쩌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1.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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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경기실태조사 결과…시황·매출 2016년 이후 최저치
車·유통·섬유의류 ‘빨간불’…“수출기업 타격 불가피”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과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수출환경이 녹록지 않으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올해 1분기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한국의 수출 1위 국가인 만큼 국가 경제 전체의 타격이 우려된다. 

산업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중국 진출 한국기업 경기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은 올해 1분기 시황과 매출 전망 BSI를 각각 83과 87로 예측했다. 이는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할 경우 각각 20, 30포인트씩 줄어든 수치다. 

BSI는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예측·계획의 변화추이를 관찰해 지수화한 지표를 말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는 경우 경기를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많다는 의미고, 100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업체수가 많다는 뜻이다. 

사드 조치 이후 한중관계에 해빙 무드가 조성 되면서 지난해 시황과 매출 전망 BSI는 4분기 내내 100을 웃돌았다. 그러나 올 들어 이러한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2016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지 판매 전망치도 89로 4분기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환경 또한 77을 기록해 2017년 4분기(71)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중국내 소비가 얼어붙었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늘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 동 조사에서도 ‘미중 통상마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43.9%로 전분기 33.5%보다 10.4포인트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 매출 전망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95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자동차는 전분기 140에서 올해 1분기 83으로 무려 57포인트나 내려앉았고, 섬유의류도 같은기간 103에서 50으로 크게 줄어 매출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업도 73으로 전분기와 비교할 경우 54포인트나 줄어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가인 만큼 대(對)중 수출이 줄어들 경우 전체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규모는 1622억3600만달러로 2위인 아세안(1002억8100만달러)보다 월등히 많다. 

전문가와 관련 기관들이 입모아 올해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근심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올해 수출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에 지배적”이라며 “정부의 신남방, 신북방으로의 수출다변화 정책이 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기업과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을 연계해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