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활용품 업계, 소비자 신뢰회복이 먼저다
[기자수첩] 생활용품 업계, 소비자 신뢰회복이 먼저다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9.01.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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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은 국산 제품에 대해 '믿고 쓸 제품이 없다'는 쓴 소리를 내뱉는다. 화장품, 샴푸, 세탁세제 등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이기에

 

음식 못지않게 안정성에 민감하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미세플라스틱 검출 등 '케미포비아'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생활용품 업계 1위인 LG생활건강의 영업익은 지난 3년간 뒷걸음질이다. 2015년 1857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2017년 1670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1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7% 감소했다. 업계 2위인 애경과 3위인 아모레퍼시픽도 비슷한 사정이다. 

업계에서는 제자리걸음인 생활용품 시장을 두고 고객 충성도를 얻을 수 없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에 하나를 덤으로 더 주거나 가격을 많이 깎아주는 할인행사 제품만 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기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참담한 결과라고 말하고 싶다.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렴한 제품에만 열광한다는 편견은 오산이다. 해외 직구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방증해준다. 온라인마켓 G9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해외직구 생활용품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해당 제품군은 전년 동기 대비 2배(157%) 이상 증가했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서 통하는 이유는 진정성이 서린 제품력 때문이 아닐까. '아이부터 어른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등 성분에 대한 안정성과 품질력, 그리고 긴 세월 브랜드를 이어온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국내 브랜드의 경우 전체시장규모를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많이 팔기 위해서 마트를 통한 프로모션에만 열을 올린다. 전체 매출에서 상대적으로 영업익은 적게 날 수밖에 없다. 적은 영업익은 소극적인 연구개발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2015년~2017년 연평균 1%p 성장률에 그쳤다. 향후 내수 생활용품 시장 성장도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쪼그라드는 생활용품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진정성 서린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