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을 국회의원 손혜원이 휴일인 20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손 의원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떠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간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채 지방의 문화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한 그간의 노력을 강조하며 에둘러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의 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의원직을 내려 놓겠다고도 했다. 최근 일련의 목포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은 애초 10채에서 20채 혹은 그 이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또 전날 한 언론은 전남 목포에 이어 경남 통영 지역에도 손혜원 의원의 땅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상황이다. 문화재청과 통영시는 올해 하반기 이 곳 인근에서 문화재 야행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문화재청과 통영시가 각각 2억7000만원씩, 총 5억4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손 의원의 측근들이 무더기로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서도 문화재 야행 사업이 시행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문제가 되고 있는 목포와 통영시와 함께 대전시 중구를 도시 재생 뉴딜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유력 정치인 손혜원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이는 까닭이다. 박근혜 정권의 권력형 비리 의혹이 일 당시 손혜원 의원은 국회의 청문회에서는 물론 각종 방송에서도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곤 했다. 지금 국민들은 손 의원의 행적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손 의원이 ‘내로남불’식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젖어 있거나 내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정당하다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에 응답해야할 것이다. 동료의원인 자유한국당 이윤재 의원과 선동열 전 국가대표 야구감독, 그리고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게 거친 말을 쏟아내던 손혜원 의원이 정작 자신에게 쏟아지는 거친 말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실시간 SNS를 통해 언론이나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글들을 올리는 것도 옳지 못하다.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대중을 가장 잘 알고 그들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불필요한 의심을 살 행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의미다. 오이 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는 비슷한 말이 또 있는 것은 그만큼 떳떳한 행동이 중요해서 일게다. 세상을 살면서 타인의 시선은 그만큼 중요하다. 하물며 대중적 인기를 먹고사는 정치인에게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민 여론이 어떻든 나만 떳떳하면 그만이라는 식은 또다른 선민의식의 발현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은 어느 곳에 있던지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오얏나무 아래요, 오이 밭 한 가운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손 의원의 말대로 이제 검찰 조사를 통해 하루빨리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