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한 정치인일까, 피해자일까…김경수 이번주 첫 선고
일탈한 정치인일까, 피해자일까…김경수 이번주 첫 선고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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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일탈한 정치인" 징역 5년 구형…김경수 "선의 악용"
법원 같은 날 오전 드루킹, 오후 김경수 차례로 선고 예정
'드루킹' 여론조작 지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여론조작 지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일탈한 정치인일까, 아니면 선의를 악용당한 피해자일까.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이번 주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김 지사의 선고 공판을 연다.

같은 날 오전 10시 댓글조작 주범 드루킹 김동원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조직원의 판결이 먼저 나온 뒤 같은 법정에서 판단이 내려진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모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선 승리 등을 위해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2017년 드루킹과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연말에는 드루킹의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8월 김 지사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선거 과정에서 일탈된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김 지사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공소사실이 관련 인물들의 진술과 텔레그램 및 시그널 등 메신저 기록, 포털사이트 접속내역 등 물적 증거로 충분히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드루킹 김씨는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고, 그의 승인을 받아 이를 개발했다는 진술을 내 논 바 있다. 김 지사의 다섯 번 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락을 받기 위해 시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지사는 혐의가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줄곧 킹크랩 시연을 보지 못했고 오히려 드루킹 김씨가 자신의 선의를 악용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 사건을 "인사 추천이 무산되자 불만을 품고 비정상적으로 반발한 일부 온라인 지지자들의 일탈행위"라고 규정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김 지사 측은 이와 같은 드루킹 일당들의 증언이 일관되지 않고, 수사 과정에서 '말 맞추기'를 한 흔적이 많다며 신빙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같은 혐의를 두고 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관건은 법원이 어느 쪽의 말을 진실로 판단하는 가다.

특히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관'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결정지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것이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김 지사의 댓글조작 지시 혐의는 사실상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드루킹 일당들의 증언을 얼마나 인정하는가에 따라 김 지사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