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레일 "퇴직자 노후가 먼저다"
[기자수첩] 코레일 "퇴직자 노후가 먼저다"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1.1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공기업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퇴직자들의 부족함 없는 노후를 위해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불굴의 정신으로, 원칙의 벽을 허문 이 공기업의 패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최근 코레일 감사실이 '퇴직자 허위경력확인서' 발급에 대한 내부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는 작은 민간기업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법한 황당한 위규 사례들로 채워졌다.

코레일 직원들은 퇴직자 수십명에게 있지도 않은 경력이 기재된 확인서를 발급했다. 보고하지 않고 허위경력서를 발급하는 등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경우도 다수 있었다.

코레일 퇴직자들은 이렇게 발급받은 허위경력서로 재취업에 성공했고, 철도 책임 기술자 또는 철도 현장 직원으로 일했다. 이들은 자격 미달인 상태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며 철도 분야의 각종 용역을 따내기도 했다.

고객들에게 무임승차시 30배의 가산운임을 물린다며 엄포를 놓는 '원칙주의' 코레일이지만, 퇴직자들의 밥벌이를 위해서는 한 없이 관대하다.

문제는 그 관대함이 철도 안전의 나사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냈다는 것이다.

가짜 경력으로 포장된 퇴직자들은 고가교나 터널 등의 정밀안전진단 업무에도 참여했다. 제대로 된 전문가의 손을 거쳐도 100% 안심할 수 없는 안전을 속된 말로 '야매 기술자'에게 맡긴 꼴이다.

안전한 철도가 가능할 턱이 없다.

코레일 직원들의 입장이 일정부분 이해는 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윗물이 흐려야 아랫물도 흐린 법. 퇴직자들의 입맛을 잘 맞추고 지원해야 자신들도 나중에 한 자리씩 차지할 수 있지 않겠나. 인생은 짧고, 어찌될 지 모를 일이니.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국민이 감당하면 된다. 코레일에서는 사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면 그만이다. 어차피 지금까지 임기를 완전히 채운 코레일 사장은 없지 않은가?

어쨌든 이 일로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질책을 받았던 코레일. 앞으로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별반 달라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코레일의 공식 입장과 대책을 듣고자 했으나 끝내 답은 오지 않았다.

코레일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철도 안전은 없다.

hbjy@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