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 하나가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다.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교통, 물류, 관광, 부동산 등 실생활에 밀접한 분야에 두루 사용된다.
대표적인 LBS인 교통 분야는 벌써 10년 전 우버 서비스를 통해 입증됐다.
2010년 미국에서 시작된 우버는 앱을 통해 예약하고 결제한다. 도심과 같이 평소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곳에서도 쉽게 이용이 가능해 편리한데다가 신속함까지 겸비했다. 이런 편의성에 우버를 이용하는 고객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우버는 누구든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였다. 당연히 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우버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는 5년뒤 세계 41개국 150개 이상의 도시에서 서비스 됐다. 기존 택시업계와의 마찰 속에서도 자리를 잡은 것이다.
우버의 한국진출은 2013년에 이뤄졌다. 택시업계에서는 영업권 침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시도 우버가 렌터카나 자가용 승용차이기 때문에 이동중 사고 발생시 보상 문제를 제기했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4조 면허, 34조 유상운송의 금지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우버는 반발했지만 2015년 국내 서비스가 사실상 종료됐다.
뒤를 이어 공유 경제의 흐름을 타고 다시 등장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승차 공유)은 시작부터 논란의 중심에 섯다. 카카오는 새로운 비지니스 플랫폼으로 기존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면서 야심차게 서비스를 준비했다.
정부는 택시업계의 반발을 예상해 가급적 택시업계에 피해가 없도록 출퇴근 시간으로 한정하는 안을 내세웠다. 택시업계 반응은 차가웠다. 카풀 쪽에 손님을 다 뺏길 것이라는 생존권 차원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 불안감은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고 대규모파업 등 강경대응으로 맞섰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7일 카풀 베타 테스트에 돌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풀 반대를 외치던 택시기사의 분신사태가 벌어졌고, 악화일로를 치닫게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10일 또 다른 분신사망자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결국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둘러 서비스 잠정 중단을 선언한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이다.
카풀이 활성화되면 택시업계는 당연히 설자리가 줄어든다. 게다가 현재의 사납금제 구조에 있는 회사택시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더 힘들어 지는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는 새로운 비지니스 플랫폼으로 기존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이용자 편의를 증대시키겠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갈등은 혁신과 생존권의 대립이다. 우버때를 보면 과거 정부는 생존권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 흐름은 공유경제를 표방한 ICT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다. 이에 정부도 생존권과 함께 혁신성장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급변하는 시대흐름에도 불구하고 기존 구산업군에서의 반발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정부는 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쪽의 입장을 수용할 필요가 있었다. 초기 단계에서 부터 양쪽의 입장을 공유하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안을 도출했어야 한다. 정부가 갈팡질팡 한 사이 작금의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이제 상황은 초기 단계로 돌아갔다. 카카오가 시범서비스의 잠정 중단을 결정한 만큼 택시업계도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동참해야 된다.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다가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에서 의견대립은 합의점을 찾지 못할것이다. 정부는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상생의 안을 반드시 만들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