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수빅조선소, 투자유치·매각 ‘급물살’…협력사 볕드나
한진重 수빅조선소, 투자유치·매각 ‘급물살’…협력사 볕드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1.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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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 “인수 적극 검토”…매각 수익 미지급 대금 지불 기대
(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정부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를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막막했던 협력사 물품 대금 회수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수빅조선소 인수와 관련 민간업체가 대주주가 되고 정부가 지분을 갖는 식의 인수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전날 일간 필리핀스타는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이날 상원에서 “어젯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를 인수해 해군 관리하에 두는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해안경비대에 많은 선박이 필요한 가운데 외국에 선박 건조를 주문하는 대신 국내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되면 비용 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수빅조선소가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 접해 있고 중국 조선업체 2곳이 최근 수빅조선소의 경영권 인수 의향을 보여 안보 측면에서도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독 크기로 대형 상선을 제작할 수 없는 영도조선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04년 필리핀 수비크에 현지법인 형태로 건립한 조선소다. 이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는 해군 함정 위주의 특수선을, 수빅조선소에서는 상선을 건조해 왔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8일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15일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수빅조선소는 기자재 대부분을 부산·경남지역 업체로부터 조달했음에도 불구, 해외 현지 법인인 탓에 피해가 발생하면 협력업체가 고스란히 손해를 봐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회생 절차가 개시되고 투자유치·매각이 속도를 내면서 협력사의 물품 대금 회수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수빅조선소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부산지역 159개사와 경남지역 80개사를 포함해 모두 284개사이며 미지급 물품 대금 규모는 7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한진중공업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