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전경련…2년전 악몽 되풀이 되나
‘찬밥 신세’ 전경련…2년전 악몽 되풀이 되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1.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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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서 패싱…차기 회장 선임도 ‘안갯속’
허창수 GS그룹 회장, 5연임 가능성 점쳐져
허창수 전경련 회장(사진=GS그룹)
허창수 전경련 회장(사진=GS그룹)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후 외면받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시련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성태 중기중앙회 회장 등 4대 경제단체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경제혁신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전경련은 초대받지 못했다. 

전경련이 과거 최순실 일가가 미르, 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주요그룹들로부터 출연금을 모금하는 역할을 하면서 ‘적폐’로 낙인찍힌 후 주홍글씨가 지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전경련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신년회에 초청된 경제단체장 명단에서 빠진 것을 비롯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도 GS그룹 회장 신분으로만 참석해 사실상 ‘패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음 달로 예정된 차기 회장 인선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2011년 2월 전경련 회장에 취임해 4연임에 성공하며 8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오는 2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전경련은 허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2년전의 악몽의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전경련은 2년 전 회장 선임때 4대 그룹이 탈퇴한 데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회장직을 고사해 존폐위기를 겪었다.

당시 허 회장은 임기가 끝나는 대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회장단의 간곡한 부탁에 유임했다. 다른 어떤 사람보다 전경련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사태를 가장 잘 수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허창수 회장이 낙점됐다는게 당시 전경련의 설명이었다.

이에 허 회장은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내부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환골탈퇴를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후보가 없는 만큼 허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부회장단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등이 있으나 갑질 물의에 연관되는 등 유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대한상의가 전경련을 대신해 재계와 정부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계 대변인’이라는 역할에는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최근 기업인들과 스킨쉽을 늘리고 있는 만큼 조만간 화해 모드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