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의원실로 판사 불러 “벌금형으로 해달라” 청탁
서영교, 의원실로 판사 불러 “벌금형으로 해달라” 청탁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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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진술·물증 확보…규정 없어 서 의원 처벌 어려울 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로 파견 나온 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지인의 아들 재판과 관련해 구체적 청탁을 한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 의원은 지난 2015년 5월 국회에 파견 중이던 김모 부장판사를 자신의 의원실로 불러 지인의 아들 이모 씨를 선처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총선 당시 서 의원의 연락사무소장 등으로 일한 이씨는 2014년 9월 서울 중랑구에서 귀가하던 여성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추행하려 한 혐의(강제추행미수)로 기소돼 서울북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서 의원은 “강제추행미수는 인정되지 않은 것 아니냐”거나 “벌금형으로 해달라”면서 죄명과 양형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인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는 피해자에게 접근해 양팔을 벌리며 껴안으려 한 행위가 강제추행미수로 인정되는지가 쟁점이었다.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반면, 강제추행미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바지를 내려 신체부위를 노출한 행위는 공연음란죄에만 해당한다. 이 경우 법정형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제추행보다 비교적 형이 가볍다.

이씨의 경우 이미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며 범행 당시 운전을 하다가 피해자를 보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컸다.

김 부장판사는 서 의원에게 청탁받은 사실을 곧바로 임 전 차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서 의원이 부탁한 내용은 임 전 차장과 문용선 당시 서울북부지법원장을 거쳐 이씨 재판을 담당한 박모 판사에게까지 전달됐다.

검찰 조사에서는 임 전 차장이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시켜 박 판사가 속한 재정합의부 부장에게도 청탁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 판사는 이씨의 혐의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당초 예상됐던 징역형 대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추행이 미수에 그쳤고 이씨가 노출증을 앓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는 게 당시 재판부의 설명이었다.

대법원에서도 이 판결이 확정돼 이씨는 벌금형으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서 의원은 “죄명을 바꿔달라거나 벌금을 깎아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모든 것은 법원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 부친의 진술과 청탁을 접수한 김 부장판사의 증언, 서 의원의 청탁이 임 전 차장에게 전달됐음을 입증하는 증거 등을 확보해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서 의원은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다가 서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땅한 법 규정이 없어 서 의원에 대한 처벌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이 양승태 사법부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받아 편의를 봐주려던 정황을 포착하고, 재판사무 지휘·감독 권한을 남용해 박 판사의 독립된 재판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추가기소했다.

jeeh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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