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의혹’ 케어에 후원취소‧탈퇴 잇따라
‘안락사 의혹’ 케어에 후원취소‧탈퇴 잇따라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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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지출 공개에도 분노…“세부내역 공개해야”
케어 “공식 회계상 안락사 약 구매 기록 없어”
(사진=케어 페이스북 캡처)
(사진=케어 페이스북 캡처)

동물권 단체 ‘케어’가 개와 고양이 250여 마리를 안락사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 회원들의 후원취소와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케어 홈페이지에는 안락사 논란이 처음 보도된 지난 1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정기후원 해지와 탈퇴를 요청하는 글 90여 개가 등록됐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정기후원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간혹 이들 가운데 ‘박소연 대표가 사퇴하기 전까지 후원을 중단하겠다’거나 ‘케어가 정상화될 때까지 후원을 중단하겠다’ 등의 조건부 후원 해지를 통보하는 글도 있었다.

자신이 구조된 동물의 대모라고 밝힌 누리꾼은 동물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케어는 후원금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

케어가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살림 내역’을 보면 지난해 11월 회비와 후원금, 수입금을 합친 금액은 총 1억8000만원가량이었다. 지출은 동물구호사업비와 보호소 운영비 등 1억3000만원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안락사에 사용된 약값 등 세부 지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공분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는 19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상당수는 수입‧지출 내역을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한 누리꾼은 “내가 낸 후원금으로 사료를 산 게 아니라 안락사할 약을 샀다니 참을 수 없다”면서 “직원들도 공범”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다른 누리꾼은 “자세한 품목에 관해 설명이 하나도 없다”며 “어떤 항목에 어떤 비용이 들어갔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케어 정기후원자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몇 년간 후원했던 것이 안락사에 동참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박소연 대표가 사퇴하면 돌아선 후원자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케어는 2015부터 지난해까지 동물 사체처리비용으로 3400만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 측은 “공식 회계상에는 케어에 들어온 후원금으로 안락사 약을 구매한 내역이 없다”면서 “안락사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수의사가 무료로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락사 이후 동물 사체처리 비용은 케어가 부담했다”고 덧붙였다.

케어 측의 해명에도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최초 보도 당시에도 박 대표가 안락사 약물 구매를 직접 지시한 메신저 대화 내용이 공개되고, 내부 관계자 증언도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어 관계자는 “실제 구매가 이뤄졌는지와 무슨 돈으로 이뤄졌는지 회계상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한겨레신문 등 언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박 대표가 구조해 보호하고 있던 개와 고양이 250여 마리를 무더기로 안락사했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퍼스트 독’ 토리를 입양시키며 많은 관심을 받은 케어는 이전부터 구조 전문 단체로 유명했다. 특히 2011년부터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표방해온 만큼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