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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코레일은 '친일파' 띄우기
[단독] 대통령은 역사 바로세우기…코레일은 '친일파' 띄우기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1.15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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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홈피서 친일인사 철도발전 공로자로 홍보
역사인식 왜곡에 민족 자긍심 마저 훼손할 우려 커
코레일이 운영하는 어린이용 홈페이지 키즈 코레일(http://info.korail.com/mbs/kids) 메인화면.(자료=키즈 코레일)
코레일이 운영하는 어린이용 홈페이지 키즈 코레일(http://info.korail.com/mbs/kids) 메인화면.(자료=키즈 코레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 역사 바로세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이 어린이용 홈페이지에 게시한 교육용 자료에 친일 인사를 철도 발전 공로자로 홍보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역사인식 왜곡은 물론 민족 자긍심 마저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15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운영하는 어린이용 홈페이지 'KIDS KORAIL(키즈 코레일)'은 우리나라 철도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 인물로 7인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 말기 문신 김기수(金綺秀)를 비롯해 △고종(高宗) △이하영(李夏榮) △민병석(閔丙奭) △제임스 모스(James. R. Morse) △시부사와 이이이치(澁鐸榮一) △호러스 알렌(Horace. N. Allen)이 그들이다.

코레일이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철도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은 거의 친일파거나 외국인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을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인물들로 채웠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른 고속열차 보유국이 된 지 오래지만, 코레일은 우리나라 철도의 가장 중요한 발전이 일본에 의해 이뤄졌다는 왜곡된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다.

실제, 코레일이 소개한 7인 중 이하영과 민병석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로 분류된다.

두산백과는 이하영을 "1904년 외부대신으로 충청도 ·황해도·평안도의 어로권을 일본에 부여하고, 제1차 한일협약 등 이권을 일본에 넘겨주었다. 국권이 피탈되자 일본으로부터 자작을 받고 조선총독부 중추원고문을 지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민병석에 대해서는 "1910년 국권피탈 후 일본 정부의 자작(子爵) 작위와 은사금을 받고 이왕직장관(李王職長官)이 됐으며, 1939년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관인 중추원(中樞院) 부의장을 지내는 등 친일 활동을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친일 행적이 명백한 인물들이지만, 코레일은 "우리나라 철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은 어떤 분들인지 알아봅시다"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어린이들로 하여금 이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키즈 코레일 홈페이지의 우리나라 철도발전에 기여한 인물 소개 페이지.(자료=키즈 코레일)
키즈 코레일 홈페이지의 우리나라 철도발전에 기여한 인물 소개 페이지.(자료=키즈 코레일)

그럼에도 정작 이들이 어떤 식으로 우리나라 철도 발전에 기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코레일이 소개한 이하영의 철도 업적은 "주미공사관에 근무하다 귀임할 때 정교한 철도 기관차 모형을 가져와 고종과 문무백관에게 공람하여 새 문명의 이기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 바 있다"가 전부다. 용어 자체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민병석에 대해서도 철도원 총재를 지냈다는 것 외에 철도 발전에 어떤 업적이 있는지 자세히 기술하지 않았다.

박환 수원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철도는 일면으로는 근대화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일본의 조선 침략 일익을 담당했고, 근대화마저 일본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해당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부정적 측면에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설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일제강점기에 국한된 인물 선정이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 철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재정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철도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일제강점기 위주로 소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해방 후 철도나 KTX 만드는 데 공헌한 사람들을 함께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즈 코레일 홈페이지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는 이하영과 민병석이 '우리나리 철도발전에 기여한 분'으로 소개 돼 있다.(자료=키즈 코레일)
키즈 코레일 홈페이지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는 이하영과 민병석이 '우리나리 철도발전에 기여한 분'으로 소개 돼 있다.(자료=키즈 코레일)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정부와 철도업계, 학계는 우리나라 철도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벗으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 정부는 지난해 철도의 날을 6월28일로 개정했다. 이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개통일인 1899년9월18일을 기념했지만, 일제의 잔재라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철도국 설립일인 1894년6월28일을 새로운 철도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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