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루게릭병' 악화…응급실 방문 위험율↑
미세먼지가 '루게릭병' 악화…응급실 방문 위험율↑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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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617명 분석…"치매·파킨슨병도 주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루게릭병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이혜원)·분당서울대병원(명우재)·서울대 보건대학원(김호) 공동 연구팀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와 응급실 방문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2014년 사이 응급실을 찾은 루게릭병 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한 날 근처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했다.

루게릭병은 팔다리 근육의 힘이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결국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그 결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루게릭병 증상을 악화시켜 응급실 방문 위험을 최대 40%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미세먼지를 농도에 따라 4분위수 범위(IQR)로 나눴을 때 1분위가 증가할 때마다 루게릭병 환자가 응급실을 찾을 위험은 21%(1.21배) 높아졌다.

같은 조건에서 미세먼지는 루게릭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13%(1.13배) 높였다.

특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4분위수 중 최고조에 달한 날에는 루게릭병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할 위험이 최저치보다 각각 40%(1.4배), 33%(1.33배) 치솟았다.

연구팀은 루게릭병 환자는 병이 진행할수록 호흡기가 약해지는 만큼 미세먼지 노출이 더 큰 위해 요인이 될 수 있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이혜원 교수는 "이런 메커니즘은 흡연이 루게릭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존의 분석과 비슷하다"면서 "루게릭병뿐만 아니라 비슷한 신경 퇴행성질환인 치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2월호 인터넷판에 공개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