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숨 막히는 하루…최악의 미세먼지 내일 개선
오늘도 숨 막히는 하루…최악의 미세먼지 내일 개선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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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모두 미세먼지 '나쁨' 또는 '매우 나쁨'
서울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악'…"목 아파서 죽겠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4일 오후 부산 황령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4일 오후 부산 황령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가 며칠째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에 뿌연 하늘이 이어지고 있다.

짙게 낀 미세먼지에 출근 시간대임에도 세상은 어두웠고 빌딩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나왔다. 밖에 나온 시민들은 하나 같이 하얀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14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발효됐다.

특히 서울은 이날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해 3월 25일로, 99㎍/㎥의 기록이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측정 결과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118㎍/㎥를 기록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한 시민은 "하늘이 잿빛인 걸 보고 오늘은 절대 나오고 싶지 않았다"면서 "나오자마자 목이랑 눈이 아파서 죽을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곳은 서울뿐이 아니었다. 이날 초미세먼지는 전국을 덮쳐 숨 막히는 하루를 만들었다.

오후 3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114㎍/㎥), 대구(79㎍/㎥), 인천(98㎍/㎥), 광주(77㎍/㎥), 대전(80㎍/㎥ ), 세종(100㎍/㎥), 충북(110㎍/㎥), 충남(101㎍/㎥), 전북(91㎍/㎥), 경북(82㎍/㎥)에서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58㎍/㎥), 울산(68㎍/㎥), 강원(73㎍/㎥), 전남(60㎍/㎥), 경남(52㎍/㎥), 제주(47㎍/㎥)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36∼75㎍/㎥) 수준을 보였다.

경기도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한모(28)씨는 "평소 미세먼지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말했다.

최근 며칠째 이어지는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된 상태에서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 주말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북부 지역에 올해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은 중국 남부 지역에 스모그 경보가 발효됐다.

이에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연천·가평·양평 제외) 지역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 중이다.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북에서도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대기 질은 15일 오후부터 비교적 청정한 북서 기류가 불면서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내일 오후부터 미세먼지가 해소되기 시작할 것 같다"며 "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초미세먼지가 많아 하루 평균으로는 내일도 '나쁨'인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