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삶이고 인격이다. 말과 삶의 품격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다.
말은 곧 인격이며, 인격은 품격을 높이는 예절이다. 현대인에게 있어 말은 그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까지 가늠하기도 한다.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은 결국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 적절한 때에 입을 열고 정확한 순간에 침묵할 줄 아는 사람, 말 한마디에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 있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말은 마음의 알맹이다. 자신이 매일 어떤 말을 쓰고 있는지 관찰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로 바꾸면 스스로의 앞길을 환하게 열수 있다. 사랑한다, 감사하다, 좋아한다, 행복하다, 신난다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들이 습관적으로 써야 할 말들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상냥한 미소와 함께 부드러운 말씨를 쓰는 일이 우리의 사회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하며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도 우리들 말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공자는 참된 말의 본성은 정성이 지극한 것이라고 했다. 참된 본성이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은 그 정신이 밖으로 빛을 발하여 움직이게 된다고 표현했으며, 링컨은 지혜로운 사람의 현명한 말 한마디가 불화로 악화될 뻔한 화를 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바깥쪽이 아닌 안쪽에 있다, 문 안쪽으로 달려 있는 손잡이는 안에 있는 사람만이 그 문을 열 수 있다. 그 문을 아무리 노크한들 안에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지 않으면 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은 신뢰라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하는 말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렇치 만은 아닌가 싶어 서글퍼지기 까지 한다. 말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고 한 옛 말이 조금도 그른 게 없음을 절감하게 한다.
말은 삼가해 적게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고 했고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고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한자성어에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이라고 말도 있다. 이는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재앙이 입으로부터 나오고 입으로부터 들어간다 하여 옛부터 입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여기다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란 말도 있다. 함부로 놀리는 혀는 자신을 해치는 칼이라는 것으로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주지시켜 주는 것이다.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말은 곧 첫 인상으로 한 사람의 전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사람은 좋게 보이고 어떤 사람은 나쁘게 보인다. 말이 바로 인격이고 그릇이기 때문이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말의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의 입장에서 그와 호흡을 맞춰가며, 공감하며 수용해야 밝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말이 앞선 삶보다 비록 오늘 하루는 인생의 작은 점이겠지만, 그 점이 하나로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 가는 일, 내가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 아침이 밝았다. 올해에는 막말이 오가는 사회가 아닌 마음속에서 우러 나오는 진정한 말로 말의 품격, 인격을 높이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