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튼 금호아시아나, 항공 다시 날 수 있을까
새 둥지 튼 금호아시아나, 항공 다시 날 수 있을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1.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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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28일까지 사옥 이전…유동성 위기 해소 일환
모든 카드 꺼내 놓은 아시아나항공…영구채 발행·영업력 관건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광화문 사옥을 떠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아시아나세이버 등 그룹 계열사들은 오는 28일까지 현재 광화문 사옥에서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센트로폴리스’로 이전한다. 이는 사옥의 대주주였던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5월 독일계 도이치자산용용에 4180억원을 받고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제기돼 온 유동성 위기 우려를 떨쳐 내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지점 통·폐합 △비핵심 자산 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임원 연봉 반납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1000억원에 달하는 만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사옥 매각과 함께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전환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아시아나IDT·에어부산 상장 등을 진행하며 재원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지분 모두를 담보로 채무상환연장을 이끌어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금호고속 지분 14만8012주 △금호산업 1만주 △아시아나항공 1만주를 KDB산업은행의 보증여신 기한연장을 위한 담보물로 제공했다. 담보 금액은 697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안에 갚아야하는 차입금은 1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2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냈다. 자본 확충을 위해 남은 전략은 지난해 진행했던 영구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 재추진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지난해 3분기 영구채 발행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무기한 중단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2억달러(한화 224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끝낼 계획이다.

영구채 발행 계획을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노력은 사실상 영업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A350 4대, A321NEO 2대 등 6대의 신규 기재 도입과 신규 장거리 노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항공기 운용리스도 부채에 포함되는 회계기준이 새로 적용되면서 재무 개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미래 최소운용리스로 지급해야하는 금액은 지난 3분기 기준 2조8917억원이다. 이를 부채에 포함하면 부채비율이 600% 수준에서 1000% 정도까지 치솟는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대한항공 대비 한발 늦게 중대형 항공기 투자가 진행중임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하는 자금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요건이 불리한 방향으로 급변하거나 재무구조 개선 지연, 계열위험 전이 우려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경우 신용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