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자국우선주의'에 WTO 시험대…올해 주목할 트렌드 꼽혀
'트럼프發 자국우선주의'에 WTO 시험대…올해 주목할 트렌드 꼽혀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1.1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발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가 지난 1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너도나도 트럼프'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연합뉴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가 지난 1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너도나도 트럼프'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 우선주의 및 보호무역 추세가 강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 속에서 '트럼프 따라하기'로 자국 내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다자무역시스템인 WTO 체제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는 4차산업혁명 등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 새로운 수익구조 재편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새해 글로벌 정치·경제·산업·에너지 등 분야에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를 선정해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우선 글로벌 정치 트렌드로는 '너도 나도 트럼프(Trumpfication)'가 소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이 '자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각국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전망이다. 특해 올해에는 대내외 경제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트럼프화'로 대표되는 자국 우선주의가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대경제연구원은 자국 우선주의 심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실리중심 외교를 모색하는 한편, 역내 국가 간 협력 강화로 다자주의 가치를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지역주의 및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다자무역시스템인 WTO 체제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 트렌드로 'WTO, WTO(WHERE TO GO)'를 비롯해 △워싱턴의 그리드락(Gridlock) △신묘(新猫)한 중국 경제 △신흥국, Localized Pressure 등 4개 트렌드가 경제 부문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즉 미국은 정부와 연준 간 통화정책에 대한 불일치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중국은 경기 하방리스크 확대로 인해 기존 구조개혁보다는 새로운 성장중심 정책을 폭넓게 추진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신흥국의 경우, 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압력이 각 신흥국에 상이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금융 불안 발생 시 신흥국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과 달라진 것으로, 개별 국가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산업·경영 분야에서는 'BM 엑소더스 심화'와 'AI에서 AT로의 이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선정됐다. 우선 4차 산업혁명과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 모델(BM)에서 벗어나 제품·경쟁 기반 재편으로 신 수익 구조를 갖추는 BM 엑소더스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성공 모델로는 향후 생존과 지속적 수익 창출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AI) 발달을 토대로 물류·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 자율사물(Autonomous things)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 예로 인공지능 기술 발달로 인해 자율주행차가 차량공유·주행버스 등 분야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에너지·자원 분야 트렌드로는 'Global under Eco-Regulations'가 꼽혔다. 국제기구의 환경규제 시행에 앞서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친환경 경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에너지·자원분야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준비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는 이달부터 5000t 이상 선박의 연료유 사용량 보고를 의무화하고, 내년부터는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를 시행키로 한 바 있다. 또, 오는 2021년부터는 파리기후협약이 시작됨에 따라 전 세계 대다수 국가가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참여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무역기술규제 통보를 기반으로 하는 환경규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친환경 경제 시대를 맞이해 기후협약·무역기술규제 등에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환경 분야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기술 분야에서 'Tech Wars', 사회·문화 분야에서 '충전사회' 등이 올해 트렌드로 선정됐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기술패권 장악을 위한 공세와 견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경제 상황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치유해주는 '충전' 트렌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산업분석팀 연구위원은 "대외 경제 측면에서는 자국우선주의 및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는 등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이고, 산업 측면에서는 4차산업혁명 기술확보를 중심으로 산업 재편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대외적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기업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대응방안 마련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자료=현대경제연구원)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자료=현대경제연구원)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