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사법농단’ 양승태 “부덕의 소치…책임지겠다”
(종합)‘사법농단’ 양승태 “부덕의 소치…책임지겠다”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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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법원장 검찰 피의자 조사
“관련 법관들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 하지 않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오전 9시께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모든 것들이 저의 부덕의 소치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임기간 동안 일어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관련 법관들은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법관들은 믿어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그 사람들(관련 법관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강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재판거래와 인사개입 등 혐의들을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편견이나 선입관 없는 시산에서 봐주기 바란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5분가량 진행됐으며, 양 전 대법원장은 타고 왔던 차량에 탑승해 검찰청사로 이동했다.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월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지 7개월여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헌정사상 대법원장으로는 최초로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게 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9시8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그는 검찰 포토라인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01년 9월부터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등에게 ‘재판거래’ 구상이 담긴 문건을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개입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사법부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조성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대부분 사안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다.

혐의가 방대한 만큼 이날 검찰 조사 외에도 추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