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정원, 조직개편 단행…청약업무 가져오기 본격화
[단독] 감정원, 조직개편 단행…청약업무 가져오기 본격화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1.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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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장관리·시스템부 갖춘 청약관리처 신설
업무 뺏긴 금융결제원 "무리한 이관 작업" 비판
대구시 동구 감정원 본사 전경.(사진=신아일보DB)
대구시 동구 감정원 본사 전경.(사진=신아일보DB)

정부의 주택청약시장 공적관리 강화 조치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청약업무를 수행하게된 감정원이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신규 업무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새로 만들어진 청약관리처는 기획과 시장관리, 시스템을 담당하는 3개 부서로 구성됐으며, 총 32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기존에 청약시스템을 관리해왔던 금융결제원은 정부의 이관 결정은 물론 이관 일정이 공적관리라는 명분 아래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감정원은 지난 2일 청약관리처 신설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정부가 주택청약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적격·부정 당첨을 방지하기 위해 주택청약 업무를 금융결제원에서 감정원으로 이관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감정원을 청약업무 전산관리지정기관으로 추가 지정하고, 기존에 관련 업무를 수행해왔던 금융결제원에 대한 기관 지정을 오는 10월부로 취소하겠다고 고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설된 감정원 청약관리처는 금융결제원이 담당했던 주택청약업무를 오는 10월부터 수행하게 된다.

하위 조직으로 청약기획부와 청약시장관리부, 청약시스템 운영부 3개 부서를 갖췄으며, 처장을 포함해 20명의 인원을 우선 배치했다. 본격적인 업무 시작 전까지 총 32명 규모로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청약기획부는 주택청약 업무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청약시스템 운영부는 청약데이터 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맡는다. 시스템 정상화 후 수집된 데이터를 수치화 하는 통계 작업도 청약시스템 운영부가 수행한다.

청약시장관리부는 주택청약업무 이관의 원인이 된 공적관리를 맡는다. 이 부서는 부적격 청약 등 시장교란 행위를 국토부와 함께 단속할 계획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주택청약의 공적관리를 위해 관련 업무가 감정원으로 이관된 만큼 시장교란 행위를 단속하고,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청약업무를 감정원에 넘겨주게된 금융결제원은 정부의 결정과 진행 과정이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적관리와 관련해 어떤 협조 요청도 없다가 한 순간에 업무를 빼앗은 꼴이라는 것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정부에서 청약시장 관리를 위한 협조요청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관을 정부에서 막아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민간일자리 빼앗기를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또, 금융결제원은 감정원이 청약업무 전산시스템 운영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시작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조건에 따라 다른 청약제도를 시스템이 모두 반영해야 하는데, 이 작업 자체가 단시간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무리한 시스템 구축에 따른 피해는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감정원은 주택청약 업무 이관을 문제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hbj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