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8일 이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임명을 시작으로 강기정 정무수석과 윤도한 소통수석으로 비서실을 재편했다. 이어 9일에는 비서관급 인선까지 단행하면서 새로운 청와대 진용을 갖췄다.
당초 교체시기를 놓고 여러 가지 예측이 나돌았지만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릴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새얼굴’을 국민에게 선보이기 위해 인사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장에 2기 비서진을 배석시켜 쇄신 이미지를 한층 부각하고 개혁정책 및 민생·경제 분야 정책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2기 비서진이 새겨야 할 말은 ‘춘풍추상’(春風秋霜)이다.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에서 나온 사자성어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8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2기 비서진을 인사발표하면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을 향해 ‘춘풍추상의 자세와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의 각오로 대통령 비서실을 운영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문 대통령이 고 신영복 선생이 쓴 ‘춘풍추상’ 액자를 각 비서관실에 선물하면서 정부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잊지 말자는 당부의 연장선이다.
노 비서실장도 업무 첫날인 9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전한 당부의 메시지에서 절제와 규율을 강조하면서 ‘춘풍추상’ 문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라고 주문했다.
최근 청와대는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 비서관의 음주운전부터 감찰반원 사태, 군 장성 인사자료 분실 등 벌어져선 안 될 일들이 반복됐다. 청와대 2기 비서진의 각오가 남달라야 하는 이유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난 정권의 안하무인 행동을 보는 것 같다’는 비판이나, ‘오만과 기득권으로 가득해 소통불가의 청와대’라는 야권의 비난도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다른 정권과 달리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관행이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동안 가장 강도 높게 진행해온 ‘적폐청산’이 모두 그런 이유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은 마음이 바쁘다. 이제 성과를 내는 청와대가 돼야한다.
당연히 경청하고 소통하는 청와대가 돼야 하며, 현장에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춘풍추상’은 그저 액자로 벽에 걸어놓는 말이 나니라 스스로 가슴에 새시고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청와대 비서실의 행동강령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