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안전불감증 팽배…허위 음주측정에 근무 중 취침까지
[단독] 코레일, 안전불감증 팽배…허위 음주측정에 근무 중 취침까지
  • 김재환 기자
  • 승인 2019.01.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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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감사 통해 심각한 위규행위 46건 적발
적극적인 감찰활동 수행 외 후속대책 전무
지난달 8일 주행 중 탈선한 강릉선 KTX.(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주행 중 탈선한 강릉선 KTX.(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대표 철도운영기관인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이 지난해 말 실시한 내부감사 결과 허위 음주측정에서 근무 중 취침까지 총 46건에 달하는 위규 행위가 적발됐다. 지난달 강릉선 KTX 탈선으로 인해 철도 안전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이지만 코레일은 감찰활동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 외에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9일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 감사실은 지난해 11월7일부터 12월14일까지  '안전대책 현장 준수실태'에 대한 내부 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하반기 연이어 발생한 철도 안전사고로 인해 진행했으며, 주로 직원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감사 결과 △공사 작업자 대상 안전교육 미시행 △규정과 다른 공사알림판 설치 △선로 인근 작업 시 감시원 또는 장비 유도원 미배치 △안전 작업모 미착용 다수 △운전 업무 시 휴대전화 사용·영화 시청 △관제 업무 시 휴대전화 사용 등 총 46건의 위규 행위가 적발됐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교대 근무자 간 상호 음주 측정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하고 스스로 음주검사를 하거나, 음주측정을 실제로 하지 않고 허위로 기재하는 등의 비위행위가 있었다. 

또, 신호설비 주간점검계획을 수립해놓고 실제로 업무는 수행하지 않거나 개인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우고 사무실 소파에서 TV를 시청한 사례가 있었으며, 신호배전소 점검작업 시간에 인근 마트 주차장에서 휴식하며 근무를 게을리 한 직원도 있었다.

안일한 업무 처리가 실제 장비 고장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한 역에서는 궤도 녹 발생 원인을 발견했음에도 담당 부처에 통보하지 않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제어장비(로컬 표시제어부)에 이상 동작이 발생했다.

안전대책 현장 준수실태 감찰활동 결과 보고서 중 일부.(자료=코레일)
안전대책 현장 준수실태 감찰활동 결과 보고서 중 일부.(자료=코레일)

이같은 규정 위반과 관련해 코레일 감사실은 "안전운행 및 직무 사상사고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위규 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었다"며 "엄중한 처분으로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조직문화 확산과 향후 지속적인 감찰활동 전개가 필요하다"고 총평했다.

이처럼 업무현장 곳곳에서 철도 안전을 위협하는 다수의 위반 사례가 드러났고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지만 코레일은 감찰활동을 적극 실시한다는 것 외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매월 안전 관리 등 감찰활동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짧게 공식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번 코레일 감사기간 중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가 굴착기와 충돌하는 사고부터 오송역 단전, 서울행 강릉선 KTX 탈선까지 총 9건의 철도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바 있다. 

[신아일보] 김재환 기자
 
jej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