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살해범, 범행동기는 정신질환 따른 '망상'"
"임세원 교수 살해범, 범행동기는 정신질환 따른 '망상'"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1.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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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살해 의도 있어…경찰, 기소의견 검찰 송치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모씨. (사진=연합뉴스)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모씨.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피의자의 범행 동기가 '망상'으로 결론 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임 교수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박모(30)씨가 자신의 머리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주거지 등 압수수색과 피의자의 과거 정신과 진료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망상이 범행의 촉발원인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강북삼성병원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피의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피의자의 진료 내역과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확보해 분석한 바 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가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 폭탄을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경비를 불러서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가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 등으로 볼 때 임 교수가 폭탄을 제거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범행할 의도로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했다.

박씨는 과거 가족들의 동의로 폐쇄병동에 입원했을 때부터 자신의 주치의였던 임 교수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박씨는 구체적인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일반인이 납득할 수 없는 진술을 반복하는 등 현재까지도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씨는 휴대전화 잠금장치 해제에도 협조하지 않았고, 아직 그의 컴퓨터에서 범행동기나 계획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만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구체적인 범행동기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박씨는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 45분께 경찰서를 나선 박씨는 범행동기는 무엇인지, 고인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고 곧장 호송차에 올라탔다.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임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박씨는 자신의 주거지 근처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매한 뒤 택시를 타고 곧장 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가 과거 여동생의 집에서 난동을 피우다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던 점도 파악됐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