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곰팡이 독소 잡는 ‘토종곰팡이’ 발견
농진청, 곰팡이 독소 잡는 ‘토종곰팡이’ 발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1.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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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大 공동연구…‘토종황국균 KACC 93295’ 분리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 생성억제 효과…식품사용에 무해
곰팡이 독소물질인 아플라톡신 생성 억제 효과가 있는 토종곰팡이 ‘토종황국균 KACC 93295’ 현미경 사진. (사진=농진청)
곰팡이 독소물질인 아플라톡신 생성 억제 효과가 있는 토종곰팡이 ‘토종황국균 KACC 93295’ 현미경 사진. (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이 미국 위스콘신대학과의 공동 연구로 메주에서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Aflatoxin)의 생성을 억제하는 토종 곰팡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에 따르면 아플라톡신은 보리와 밀, 옥수수, 땅콩, 고추 등 다양한 곡물과 채소에서 발생하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Aspergillus flavus)’라는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곰팡이 독소다.

이번 연구를 통해 분리한 ‘토종황국균 KACC 93295’ 균주는 아플라톡신의 생성을 억제할뿐만 아니라 독소를 만드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 생장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리한 균주를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와 섞어 배양한 결과 아플라톡신이 추가로 생성되지 않았다. 또한 기존의 아플라톡신 양은 줄었으며 곰팡이를 걸러낸 액체(배양여액)도 같은 효과를 보였다.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를 10배 희석한 용액에 대조군을 넣었을 때 아플라톡신이 생성됐지만, 토종황국균 KACC 93295 균주를 넣었을 때는 생성되지 않았다.

토종황국균 균주는 메주와 누룩 등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전통방식으로 만든 메주에서 분리했기 때문에 식품에 사용해도 무해하다.

김남정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장은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곡물을 먹은 소가 우유를 생산하면 우유도 같이 오염돼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도 “이번에 발견한 토종황국균 균주를 토양에 뿌리면 곡물의 아플라톡신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해 학술적으로 인정받았으며 특허출원도 마쳤다.

김남정 과장은 “동물과 어류에 생리장해를 일으키는 물질인 아플라톡신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견한 토종곰팡이가 아플라톡신 생성을 막아 식탁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