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행정관(4급)이 2017년 9월 장성 후보자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가방을 들고 외출했다가 가방을 통째로 분실했다.
정 행정관은 당시 서울 국방부 인근 카페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성 진급 심사 대상자인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심모 대령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만난 9월에는 장성 인사 절차가 진행 중이었으며, 심 대령은 그해 12월 준장으로 진급했다.
이를 두고 회동의 성격과 장소 등이 상식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은 7일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모두 대통령 지침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비서"라며 "행정관이라고 해서 못 만나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남의 장소에 대해서도 "행정관이 국방부에 절차를 밟아 들어가기 복잡했을 수도 있다. 저도 사무실이 있지만 (방문자가) 들어오기 복잡하면 제가 근처 카페에 찾아가기도 한다. 그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으로 치면 대령급 정도인 행정관이 50만 병력을 지휘하는 육군 수장인 참모총장을 밖으로 불러내 만났지만, 김 대변인의 말투는 그리 대수롭지 않다는 식이었다.
이 브리핑이 끝난 후 잠시 만난 한 후배가 그랬다. "그럼 저도 우리 신문사 사장 밖으로 불러내서 만날 수 있을까요? 긴히 할 이야기가 있는데"라고.
그만큼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 김태우 특감반 논란과 관련, 김 대변인은 언젠가 '6급 수사관에 대해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기부정이라도 하는 것일까.
물론 김 대변인 설명처럼 행정관도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이므로 참모총장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겠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군 수뇌부가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바꿔 말하면 청와대가 권력의 정점임을 자부하는 듯한 인상이다.
그러므로 청와대는 정 행정관과 김 총장의 회동 배경 등에 대해 한치의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낱낱이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