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세평] 여행수지 적자 해결은 지방관광 활성화로부터
[신아세평] 여행수지 적자 해결은 지방관광 활성화로부터
  • 신아일보
  • 승인 2019.01.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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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호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
 

한반도 평화 정착이 가시화되면서 금강산과 개성관광을 넘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하겠다는 희망을 자주 듣게 된다. 대륙횡단 여행에 대한 꿈이 큰 것은 오랜 세월 남북이 단절되어 섬이 아니면서 대륙으로부터 고립된 섬에 살아온 반작용이다.

지난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계기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파리와 런던까지 가는 꿈이 한걸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지역과 대륙을 여행할 수 있다는 꿈에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가뜩이나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륙과의 교통연계는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해외로 나가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말까지 우리 국민은 해외여행으로 2620만 704명이 출국한 반면에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02만 2760명으로 집계되었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연평균 14.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외래 관광객 증가율은 3.7%에 불과하다. 외래 관광객 입국보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율이 높은 것이 여행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 10월까지 107억 2760만달러로 나타났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여행수지 적자 증가율이 무려 연평균 34.4%를 보이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 폭 증가는 출국자 대비 입국자 차이가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1인당 소비 지출액에도 그 원인이 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1인당 소비지출이 연평균 1.5%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외래 관광객의 경우 연평균 3%씩 감소하고 있어 여행수지 적자 폭이 높은 결과가 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여행수지 적자는 외래 관광객의 소비지출을 유도할 만한 여행상품의 다양성과 매력이 미흡하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대체할 만한 관광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래 관광객 유치와 내국인의 해외여행 대체를 위한 여행상품의 다양성과 매력 확보는 현재와 같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외래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데서부터 출발해야한다. 외래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은 지방의 차별화된 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여행상품을 발굴하고, 수용력을 높여 지방의 여행상품 다양성과 매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외래 관광객 지방 분산은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대체할만한 국내여행 상품개발과 수용여건 개선이 선결조건이다. 내국인들조차 외면하는 지방에 외국인들이 찾아줄리 없다.

실제 지난 2017년 내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한 17개 시·도 중 전체 응답자의 34.6%가 서울, 인천, 경기도로 나타나고 있어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내국인들의 여행목적지가 수도권에 집중되니 외래 관광객들도 지방을 찾지 않는 것이다.

내국인의 국내여행 목적지조차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은 지방의 관광여건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반증이다. 관광객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지방은 단순히 관광 대상으로 매력이 없다기보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라야 내국인들이 찾아오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다양한 여행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관광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삶의 여건이 쇠락하여 소멸위험 수위까지 이르게 된 지역도 오랜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여행수지 적자 해소는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관광현상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여행목적지의 다양성과 매력을 확보하여 관광의 국가경쟁력 기반이 탄탄할 때 가능하다.

지방에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것을 되새겨 볼 때라고 하겠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