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굴뚝 농성' 파인텍 노동자 2명, 무기한 단식 돌입
(종합) '굴뚝 농성' 파인텍 노동자 2명, 무기한 단식 돌입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1.0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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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탁·박준호 조합원 단식…몸무게 50kg 이하 '건강 위험'
공동행동, 10일 서울지검에 김세권 대표 고발장 접수 계획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 무기한 고공 단식에 들어간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 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 무기한 고공 단식에 들어간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 씨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5m 높이 굴뚝에서 422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 2명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7일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등에 따르면 굴뚝 농성 중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전날 오후 4시 50분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2017년 11월12일부터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매일 오전·오후 한 차례씩 밧줄을 내려 지상으로부터 음식물을 전달받아왔다. 그러나 전날부터 이 밧줄을 지상으로 내리지 않아 음식물 전달이 끊겼다.

현재 농성자들의 몸무게는 50kg 이하로 위험한 상황이고, 휴대전화 배터리 잔량도 충분하지 않아 방전될 경우 연락수단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자들의 건강 악화를 우려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농성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밧줄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들의 단식 강행 의지를 꺾지 못했다.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는 농성자들과 전화 통화에서 "밑에서 투쟁을 계속할 테니 위에서는 단식을 풀어달라"며 "도저히 안되겠다면 물이라도 올려보내도록 밧줄을 내려달라"고 부탁했으나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도 농성자들과의 통화에서 "지금 두 분의 건강이 너무 안 좋은데 단식까지는 안 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농성자들의 뜻을 돌리지 못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농성자들과 통화를 한 뒤 "단식의 뜻 중 하나는 최후통첩, 다른 하나는 다시 한번 보듬어달라는 절규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고 하더라. 설득은 못했지만 내일 국가인권위원회 및 의사들과 함께 굴뚝에 올라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들의 단식을 그만두게 하는 것은 김세권 대표의 판단 밖에 없다"며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실무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나승구 신부가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 무기한 고공 단식에 들어간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 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단식 중단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나승구 신부가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장 앞에서 무기한 고공 단식에 들어간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박준호 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단식 중단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무기한 단식농성은 지난 3일 13시간에 걸쳐 진행된 4차 교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사측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7일, 29일, 31일에도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단협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자회사 파인텍의 대표이사를 맡을 것, 파인텍이 폐업할 경우 모회사 스타플렉스가 고용을 승계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무리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기탁, 박준호 두 노동자의 단식 선포로 일촉즉발 기로에 놓여 있다"며 "김 대표는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하루빨리 전향적 태도로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타플렉스의 해외 바이어들에게 문제 상황을 알리는 이메일을 발송하고, 13~15일 두바이에서 박람회 참석을 앞두고 있는 김 대표의 출국저지 투쟁 등을 벌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