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우려…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신년사, 다른 대처
반도체 시장 우려…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신년사, 다른 대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1.06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시장 1위 삼성전자, 재고조절 및 비메모리로 사업 확대
추격자 SK하이닉스, 최근 M15·16 투자 등 시장 점유율 확대 추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오른쪽) (사진=각 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오른쪽) (사진=각 사)

새해가 되자마자 반도체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태도는 조금 다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자”고 말했다.

이를 반도체에 적용하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호황 기간동안 늘린 재고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는 삼성전자가 D램의 경우 45일, 낸드플래시는 90일까지 쌓아두던 재고를 모두 15일 수준까지 조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부터 제기됐던 출하량 조절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나 로이터 등은 앞서 삼성전자가 생산량을 줄여 공급부족을 이어갈 것이라 예측했다.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급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한 평택 라인 확대 계획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과도 관계가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출하량 감소를 예상하며 “삼성전자가 현재의 과점시장 구조에 만족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기준 D램은 45.5%, 낸드는 35.6%의 점유율로 업계 1위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찾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벗어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D램 29.1%, 낸드 10.8% 점유율의 SK하이닉스는 2년간 이어진 호황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메모리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미세화와 수율 Ramp-up(장비 설치 시점부터 대량 양산까지 생산 능력이 증가하는 것) 속도 향상을 통해 원가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앞서 취임식에서도 “시장의 단기적인 부침은 있겠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의 꾸준한 성장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한 장기적 믿음이 드러난다.

최근 SK하이닉스의 행보도 이와 함께 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0월 낸드 생산을 계획 중인 충북 청주 M15 공장 준공식에 이어 12월에는 D램 생산을 예정으로 경기도 이천에서 M16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완공되는 중국 D램공장과 최근 완공한 청주 낸드플래시공장을 통해 반도체 출하량을 확대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급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투자계획을 분기 단위로 업황에 맞게 조정하면서 내년에 이익 증가를 추진할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 출하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대부분의 시각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시장 축소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까지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인한 DRAM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서버 투자 효율화 한계, 신규 CPU 출시 등으로 인한 서버 수요 회복과 보수적인 Wafer CAPA 계획 감안시 하반기 업황 반등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하락이 이제 막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고객사들은 관망하는 입장이라 메모리 수요 공백은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관건은 고객사들이 언제부터 재고축적에 나설 것인가로 2분기부터는 하반기 성수기를 대비해 구매량을 늘릴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