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식당가, 원산지 표시 ‘충실’
서울 식당가, 원산지 표시 ‘충실’
  • 김종학기자
  • 승인 2008.12.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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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닭고기등 원산지 확대표시 ‘첫날’ 스케치
원산지 표시제가 돼지·닭고기, 배추김치로까지 확대된 22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Y해장국집은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몰려든 회사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이 음식점 간판에는 상호와 함께 수입 식자재의 원산지가 나란히 표시돼 있었다.

메뉴판에도 '양선지해장국'(한우 육우 섞음), '뼈해장국'(덴마크), '소내장탕'(한우육우 섞음), '뼈해물해장국'(덴마크), '삼겹살김치찜'(폴란드) 식으로 원산지가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었다.

식당주인 한모씨(54)는 "지난주 서울시에서 서울시내 음식점 주인들을 대상으로 원산지 확대표시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 송파구, 서대문구등 서울시내 식당들은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해 놓았다.

벽에 걸려있는 대형 메뉴판은 물론 작은 메뉴판을 봐도 손님이 먹고 있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의 원산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여의도 H식당 사장 송재훈씨(56)는 "20만원을 들여 메뉴판을 자석식으로 만들어 원산지를 표시할 수 있게끔 메뉴판을 제작했다"며 "TV와 신문 등을 통해 원산지 확대 표시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모든 육류에 원산지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작아 원산지 확대 표시 대상 식당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원산지가 어디냐는 질문이 많아 원산지표시를 하고 있는 식당도 있었다.

김치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60)는 "주 메뉴인 김치와 돼지고기에 원산지를 표시하고 있다"며 "우리식당은 원산지 확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최근 손님들이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씨는 "원산지 확대표시제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정부가 식당 주인들에게만 원산지 표시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식재료 유통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원산지 확대표시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회사원 최대순씨(26)는 "시민들이 믿고 음식을 사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산지 확대 표시에 대한 취지는 무척 좋다"며 "그러나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의 취지대로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감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이모씨(39)는 "원산지 확대표시제 시행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시행 이후 한동안을 잘 지켜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속도 약화되고 표기상항도 잘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