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계 최강 시스템도 막지 못한 KTX 탈선
[기자수첩] 세계 최강 시스템도 막지 못한 KTX 탈선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1.06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X 관리 시스템은 이미 세계 최강"

지난달 강릉선 KTX 열차 탈선 후 철도 유지보수 시스템을 자동화·기계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한 코레일 관계자들의 답변이다.

우리나라 철도는 열차 운행 속도 향상과 선로의 지속적 증설, 기존 시설·차량 노후화라는 안전적 문제에 놓여 있다.

철도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수하는 업무가 양적으로 많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자동화와 기계화가 필요한 당연한 이유다.

그런데도 국내 대부분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에서는 시스템 개선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는 목소리가 먼저 나오고 있다.

어떤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다거나 기계화, 현대화, 이원화 등 언론에서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오는데, 그러면 열차가 안 갔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철도가 제대로 된 안전시스템을 갖추려면 모든 열차가 완전히 멈춰 서버리는 사태가 발생해야 하나 보다.

KTX가 선로를 벗어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국민에 사과하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코레일 본사를 찾아가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또,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은 취임 1년이 채 안 된 상태에서 옷을 벗었다.

이후 국토부는 각종 안전계획의 현장 적용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기존에도 몇 단계로 안전계획이 수립돼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강 관리시스템'을 운운하는 코레일은 자신감이 넘치는 것인지,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뻔뻔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 KTX 탈선에 대해서도 "운이 없었다"거나 "실수였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여러 교통수단 중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것을 선택하라면, 기자는 망설이지 않고 '철도'를 뽑겠다. 무조건적인 안전과 편리함. 그것이 철도의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

코레일은 허울 좋은 세계 최강 시스템만 믿지 말고, 더 나은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진화해야 한다. KTX가 탈선한 순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최악'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자신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