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주식 30% 담보…주요 그룹 총수 22명이 ‘빚쟁이’
보유주식 30% 담보…주요 그룹 총수 22명이 ‘빚쟁이’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1.06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산 5조원 이상 60대 그룹 총수 지분 담보현황 조사
박정원 두산 회장 보유 133만7013주 100% 담보 ‘1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 20여곳의 총수들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의 30%가량이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힌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재벌닷컴이 자산 5조원 이상 6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작년 말 기준 상장사 지분의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2개 그룹 총수가 본인 명의 주식을 개인 대출이나 계열사 자금 차입 등을 위해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있었다.

주식 담보 대출은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산권만 담보로 내주며 특별한 위법행위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의결권 행사에도 제약이 없다. 이에 따라 대주주들이 운영자금 확보 경로로 자주 이용한다. 

다만 대주주 보유 주식의 담보 비율이 높을수록 회사 재무상태 악화 등 위기 상황에서 대주주의 운신 폭이 좁아져 투자자들의 잠재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보유주식 2억6855만3697주 가운데 7953만5738주가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 담보로 잡혀 있었다. 재벌 총수들이 소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의 평균 29.6%가 금융권에 묶여 있는 셈이다. 

주식 담보 비율이 가장 높은 총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본인 명의의 두산 주식 133만7013주를 채무변제를 위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 모두 담보로 맡겨 담보비율이 100%였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 중 69.2%인 141만751주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보유 중인 한화 주식의 55.4%인 940만주를 자금차입 등의 목적으로 각각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보유한 LG 주식의 49.9%를 용산세무서 등에 담보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48.6%) △김준기 DB그룹 회장(44.5%)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3.3%)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39.4%) △이우현 OCI 대표이사(36.7%)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33.1%) 등도 보유주식의 30% 이상을 담보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허창수 GS그룹 회장(2.7%)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9.5%)는 주식 담보 비율이 10%를 넘지 않았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보유주식 중 1.1%만을 대출 담보로 맡기고 있어 조사 대상 중 주식담보비율이 가장 낮았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