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장기화…트럼프 “장벽 예산 끝까지 간다”
美 셧다운 장기화…트럼프 “장벽 예산 끝까지 간다”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1.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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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비상사태 선포하면 장벽 빠르게 지어질 것”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의회 지도부가 4일(현지시간) 머리를 맞댔으나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벽 예산’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암시하기도 했다.

AP통신은 5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민주당의 상·하원 지도부 인사들은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해 백악관에서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으로 회동에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회동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1시간가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장벽 건설 권한을 얻을 수 있도록 비상 지휘권 행사를 검토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내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가 보안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장벽을 매우 빨리 세울 수 있다. 이는 장벽 건설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협상을 통해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자”고 덧붙였다.

민주당에 대한 협박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 누구도 협박한 적 없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회동에서 의회 지도부에게 수개월 또는 수년간 셧다운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내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럴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히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에 따라 셧다운 장기화가 결정될 것이라는 뜻을 확고히 했다.

그는 “남쪽 국경은 매우 끔찍한 재앙”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정부는 셧다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벽이 콘크리트나 강철로 지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금 전개했다.

그러면서도 “여야 지도부와의 회담 자체는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소 논쟁적 측면이 있었지만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정부를 다시 가동하기를 바란다는 차원에서는 우리 모두 같은 길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의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회동에 대해 “지루하고 논쟁적인 모임이었다”며 “우리는 정부 문을 다시 열 때까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장벽 예산 대결 구도가 ‘트럼프 대 펠로시’의 일전으로 잡힌 가운데 양측이 ‘장벽 예산 50억 달러 고수’ 대 ‘장벽 예산 제로(0)’로 맞서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전망은 극도로 불투명해 보인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