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사고 원인은 '부실시공'…보일러 시공자 등 2명 영장
강릉 펜션사고 원인은 '부실시공'…보일러 시공자 등 2명 영장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9.01.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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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운영자·가스안전공사 관계자 등 7명 입건
배기구-배기관 연결 불일치…수사결과 檢 송치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 펜션사고'는 보일러 배기구와 배기관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발생한 참사로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펜션 운영자, 무등록 건설업자, 무자격 보일러 시공자,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 영동지사 관계자,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중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A씨와 시공기술자 B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불법 증축을 한 전 펜션 소유주 2명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강원청은 사고 직후 2부장을 본부장으로 지방청 광역수사대와 강릉경찰서 형사과 등 72명으로 수사본부를 구성, 사고 펜션의 보일러 시공, 안전관리와 운영의 적정성 확인을 위해 관련자들과 점검·관리기관을 상대로 수사했다.

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돼 어긋난 틈으로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각 방으로 확산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당시 보일러와 연통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이 4일 오후 강원 강릉경찰서에서 강릉 펜션사고 당시 보일러와 연통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배기관 분리 원인에 대해서는 보일러 시공자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배기관의 하단을 10㎝가량 절단하며 배기관의 체결홈이 잘려나갔다.

이후 이를 배기구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절단된 면이 보일러 배기구 안에 설치된 고무재질의 원형 링을 손상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배기구와 배기관 이음 부분에 법으로 규정된 내열실리콘으로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배기관의 체결력이 약화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보일러 가동 시 발생된 진동 때문에 점진적으로 연통이 이탈해 어긋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국립과학수사원 정밀 감식 과정에서 발견된 보일러 급기관 내 벌집 역시 불완전연소를 유발해 배기관의 이탈을 가속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수사결과를 정리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농어촌 민박에 대한 가스안전관리규정과 가스공급자의 보일러 안전점검 항목 등 일부 미흡한 점 등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 통보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피해 학생과 가족들의 정신·육체적 안전을 위해 피해자 보호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 심리상담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 10명은 지난해 12월18일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 투숙해 잠을 자다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당했다. 3명은 회복해 퇴원했지만 4명은 병원에서 18일째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