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검찰에 해야 할 일 남아 있지 않아"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휘말려 면직됐다가 원고 승소 후 검찰로 복귀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복직 하루 만에 사직했다.
이 전 지검장은 4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절차가 다 마무리돼 복직하게 됐으나 더 이상 제가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있지 않아 사직하고자 한다"고 사표 제출 사실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저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관련 절차를 밟은 뒤 이 전 지검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돈봉투 만찬' 사건은 2017년 4월21일 이 전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검사 7명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법무부 소속 검사 3명이 저녁식사를 하며 돈이 든 봉투를 주고받은 사건이다.
당시 이 전 지검장은 1인당 9만5000원 상당의 식사비를 지불한 뒤,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각각 현금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넸다.
이 같은 사실이 확산되자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거쳐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6월23일자로 면직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이 전 지검장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그 결과 지난달 6일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법무부가 같은달 31일 항소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징계의 주된 사유인 청탁금지법 위반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그 외 사유만으로 면직처분이 유지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에 따라 항소 기간이 지난 후인 3일에 이 전 지검장은 법적으로 공무원 지위를 회복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직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