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규모 넥슨 통째로 매각설 나온 이유는?
10조원 규모 넥슨 통째로 매각설 나온 이유는?
  • 성승제 기자
  • 승인 2019.01.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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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체 1위인 넥슨이 매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만약 넥슨이 매각을 기정 사실화하면 게임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국내에선 10조원이 넘는 넥슨을 매수할 기업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결국 중국의 텐센트와 미국의 EA 등이 유력 매수 후보로 거론되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 게임업계의 입지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넥슨 대표가 최근 자신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은 김 대표(67.49%),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개인회사 와이키즈(1.72%) 등 98.64%다.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 총액은 13조원으로 NXC가 보유한 지분(47.89%) 가치는 6조원을 넘는다. 이외 관계사 가치까지 더하면 매각 가격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넥슨그룹은 '김 대표→NXC→넥슨(일본 법인)→넥슨코리아→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돼 있다.

김 대표가 넥슨을 포기한 이유로는 여럿 설이 제기된다. 우선 그가 게임 자체에 흥미를 잃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2011년 넥슨을 일본에 상장 시킨 후 일찌감치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다. 이후 그는 유아용품과 가상화폐 거래소, 골프웨어 등 게임과 거리가 먼 회사들을 하나둘 인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대표가 게임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진경준 주식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공짜로 준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 대표가 게임사업에 회의를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김 대표는 이 사건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년여간 수사와 재판에 시달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자녀들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이후 고민 끝에 결국 '매각'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업계에선 넥슨 매각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소 1년 전부터 매각 작업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협상도 어느 정도 진행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넥슨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일본 넥슨에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an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