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천장, IB 베테랑 출신…증권업계 신임 CEO '계열사 간 시너지' 강조
깨진 유리천장, IB 베테랑 출신…증권업계 신임 CEO '계열사 간 시너지' 강조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1.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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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사업방향,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에 주안점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신임 대표 (사진=연합뉴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신임 대표. (사진=연합뉴스)

격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 새롭게 교체된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보수적 증시 전망이 우세한 기해년 새해에 어떤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KB증권은 업계 최초로 여성 신임 대표를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여성임원 불모지였던 증권업계의 첫 여성 CEO인 박정림 KB증권 신임대표는 자산관리(WM) 전문가이다.

박 신임대표는 지난해 KB금융지주 WM 총괄부사장 겸 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등 3사 직급을 겸임하며 탁월한 능력을 검증받았다. 특히 박 신임대표는 지주, 은행, 증권 3개사를 두루 거친 만큼 계열사 간 긴밀한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은 박 신임 대표와 함께 IB전문가로 알려진 김성현 IB총괄 부사장을 나란히 신임대표로 임명했다. KB증권은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김 신임 대표는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팀장과 한누리투자증권 기업금융팀 팀장, 옛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본부장, KB증권 IB총괄을 역임하는 등 IB부문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신임 대표는 기해년 새해를 맞아 효율적인 조직 운영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두 신임 대표는 “합병 이후 2년 간은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균형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해 선도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역량을 다져온 시간이었다”며 자평하며“지금부터 축적된 역량을 중심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고 더욱 효율적인 조직 운영 체계의 확보로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의 전략적 육성, 경영 관리 효율화 및 디지털 혁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모펀드(PE), 중견·중소기업(SME) 관련 사업 육성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구조화 상품 관련 신상품 개발, 해외채권 판매, 발행어음 사업 추진, 정부의 규제 변경에 따른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해외 브로커리지 영업력 및 자산 확대, 해외채권 판매 등 신규 사업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도 IB부문 전문가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정 신임 대표는 IB부문 전문가로 특히 IPO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신임 대표는 새해 사업방향에 대해 언급하며 계열사와 본부 간 시너지를 주문했다. 정 신임 대표는 “우리는 경쟁사 대비 계열사 지원 등 외부 도움이 제한돼 있고 회사 자체적인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며 “수익을 추가 창출하고 미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계열사 간 강점 공유와 본부 간 시너지를 일상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IB사업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IB1본부 기업금융담당을 신설하고 대체투자 시장 확대와 해외 영업 활성화를 위해 대체투자담당과 해외투자담당도 새롭게 편성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초대형 IB 지정과 동시에 증권사 최초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업계 최초로 달러(USD) 표시 발행어음인 퍼스트 외화 발행어음을 선보였다.

해외법인을 통한 글로벌 IB 강화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대표는 “홍콩현지법인은 본사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홍콩법인만이 만드는 밸류 체인 구축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이 아시아 최고 증권회사로 발전할 베이스캠프 역할을 맡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1989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IB 본부장을 역임했고 2012년에는 동양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로 옮겨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을 이끌었다. 김 내정자는 오는 3월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신임 대표로 신한금투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신한금투는 2019년 사업 방향으로 IB 사업영역을 확장을 통해 그룹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 가치창출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 등 융·복합으로 비즈니스를 고도화 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