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경제’에 발목이 잡혔다. 당초 새 정부가 악화일로의 경제 적신호 속에서 곧바로 경기를 반등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적었다. 오히려 경제 핵심정책으로 내세웠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경제의 틀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언제부터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경제적폐, 정치적폐, 사회적폐를 청산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정치를 기대하는 측면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레드 크로스’를 나타내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늘어났다. 재벌중심의 고성장률 경제에 익숙했던 경제체제가 다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정부가 힘 있게 추진했던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가 우려곡절을 겪으면서 일명 ‘속도 조절론’에 빠지자 지지층에서부터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집권 3년차 첫 근무일인 2일, 문 대통령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 홀에서 신년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 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면서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재한 뒤, 산업 전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혁신과 함께하고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고 약속도 했다. 역대 정부에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저성장이 일상화된 지금,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산업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신년회 장소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선택했고, 인사말도 지난해에 비해 분량이 2배 이상 늘어난 데다 대부분의 내용은 경제 문제에 할애했다.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득주도성장’이란 말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고 혁신과 일자리가 강조됐다.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한 것도 의미 있는 모습이었다.
우선 새해 벽두에 보여준 대통령의 모습은 지난해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잘 살게 됐지만, ‘함께’ 잘 사는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처럼 수출중심 경제에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이루는 성장이 과제로 남았다.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이기에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다. 정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살펴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왜 또 내일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뼈아픈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강조처럼 우리 경제를 바꾸는 이 길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