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승무원 상대 갑질 의혹…“내가 사장 잘 알아”
에어부산 승무원 상대 갑질 의혹…“내가 사장 잘 알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1.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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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지인 주장 탑승객 여객기서 막무가내 요구
부산 도착한 뒤 한태근 대표이사에게 전화 걸어
승객 요구 들어주지 않은 승무원 경위서 제출·승진 누락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에어부산)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에어부산)

에어부산 대표이사가 자사 여객기에서 지인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 안내를 맡은 승무원에게 경위서를 받고 승진 누락을 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일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싼야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에어부산 BX374편 항공기에서 근무한 승무원이 한태근 대표이사 지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이유로 경위서를 제출했다.

사건은 탑승객이 이륙 후 20분 뒤쯤 발생했다. 당시 한 중년 남성이 비어 있는 비상구 좌석을 보고 좌석을 옮겨달라는 요구를 했다.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승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규정에 따르면 비상구 좌석은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탑승 수속할 때 2만원을 추가 지불한 뒤 지정해야 한다.

글쓴이는 “탑승객이 좌석간 자리가 넓은 앞좌석 구간으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구했다”며 “추가 요금이 필요한 좌석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자 ‘지금 돈을 내면 되는 것 아니냐’, ‘내가 한태근 사장 친구인데 어디서 앉지 말라고 난리냐’고 하는 등 화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당 승객은 부산에 도착한 뒤 한태근 대표이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회사는 해당 승무원을 불러 당시 상황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승무원은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는데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비행 후 사측에서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다”면서 “익명 게시판에는 이 사건으로 해당 승무원이 최근 진급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오고 있지만 게시되는 즉시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는 “지인이 다리가 불편해 자리를 바꿔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며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듣기 위해 경위서를 받은 것이다”고 해명했다.

에어부산 측은 진급 심사 불이익 주장과 관련해 “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해당 팀이 올해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을 뿐이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