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反이스라엘적” 유네스코 동반 탈퇴
미국·이스라엘 “反이스라엘적” 유네스코 동반 탈퇴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9.01.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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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일 자정 기해 탈퇴…체납금 부담도 고려한 듯

미국과 이스라엘이 새해 첫날인 1일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를 탈퇴했다.

양국의 탈퇴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가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미국이 같은 해 10월 반(反) 이스라엘적이라며 탈퇴 의사를 나타냈고 이스라엘이 동참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유네스코가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비난하고 이 지역을 팔레스타인 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한 점, 2011년에 팔레스타인에 정회원 자격을 부여한 점 등을 거론하며 줄곧 유네스코가 반이스라엘 성향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유네스코 전체 예산의 22%에 해당하는 연 8000만 달러(약 891억원)의 분담금을 삭감하기도 했다.

미국은 유네스코에서 탈퇴하면서 세계 유산 보호와 언론의 자유, 과학 협력 및 교육 등 비정치적 분야에 한해 참여하는 참관국(observer state)으로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8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유네스코를 탈퇴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유엔인권이사회(UNHCR)에 이어 두 개의 유엔 기구에서 탈퇴하게 됐다.

분담금 체납도 양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부추겼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이스라엘은 1000만 달러(약 111억원)의 분담금을 체납한 상태이며 특히 미국은 6억 달러(약 6693억원)의 분담금이 밀려있다.

현지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AP 통신은 “두 나라의 탈퇴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창설한 유네스코로서는 새삼스런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유네스코는 지난 1945년 창설돼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 문화장관을 지낸 유대인 출신의 오드리 아줄레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