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노로바이러스 감염 첫 확인…사람 전파 불확실
개에 노로바이러스 감염 첫 확인…사람 전파 불확실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9.01.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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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마리 혈청 검사결과 16%가 항체 양성반응 보여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가 반려동물인 개에서도 검출됐다는 첫 국내 보고가 나와 사람과 동물 사이에도 교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연구팀(정대균·유광수)이 국제학술지 ‘BMC 수의학연구(BMC Veterinary Research)’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국내 동물병원과 동물보호소 등에서 수집한 개의 혈청 427개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에서 15.9%인 68개가 노로바이러스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다.

같은 방식으로 수집한 개의 대변 샘플 459개 중에는 3.1%인 14개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앞서 지난 2007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는 개도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있었다. 특히 유럽 14개국에서 수집한 개의 혈청 분석에서는 노로바이러스 항체 양성률이 39%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국내에서 개의 분변과 혈청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까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개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로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 모두가 걸릴 수 있는 인구 공통 감염병이고 개가 사람에게 친숙한 반려동물인 만큼 교차 감염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포르투갈 연구팀은 수의사 373명을 대상으로 한 혈청검사에서 22.3%의 노로바이러스 양성률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일반인 120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검사와 비교했을 때 약 네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에 개가 감염됐다면 사람과 같은 메커니즘일 것”이라며 “향후 반려동물을 통한 노로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또는 환자 간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특히 감염된 환자의 대변 및 구토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된다.

증상은 설사와 구토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이틀 내로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는 증상이 심해지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김선빈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개와 주인이 동시에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도 보고됐지만 아직 감염경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개를 통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하기보다는 반려견과 보호자가 평상시 개인위생 수칙을 실천해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