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언제든 美 대통령과 마주할 준비… 제재·압박하면 새로운 모색"
'美 상응조치-北 비핵화 담보 유도' 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필요성 대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통해 공개된 육성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미 간 협상 교착상태에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호응한 셈이다.
또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조미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새 세기 요구에 맞는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구상에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북미가 교착을 풀고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을 보는 게 필수적이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봤을 때,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의지 표명은 비핵화 협상을 넘어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미국의 '상응 조치' 필요성을 함께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주동적·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화답하면 두 나라 관계는 훌륭하고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며 제재와 압박으로 나아가면 우리로서도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미국과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의 견해차로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중재자 내지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으로부터는 일정한 '상응 조치'를 끌어내고, 북한으로부터는 '진정한 비핵화 담보 방안'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집권 후 7년 째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올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양복 차림으로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했다.
또 과거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린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