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정은 "美대통령 마주할 준비돼…제재로 나가면 새길 모색"
(종합) 김정은 "美대통령 마주할 준비돼…제재로 나가면 새길 모색"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9.01.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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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차림으로 신년사 30분간 소파 앉아 발표
"남북관계 또 한 번의 획기적 변화 가져와야"
조선중앙TV는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조선중앙TV는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신년사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미국의 대북 제재 기조가 계속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경고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나는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이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6·12) 조미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대로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동적, 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훌륭하고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서로의 고질적인 주장에서 대범하게 벗어나 호상(상호) 인정하고 존중하는 원칙에서 공정한 제안을 내놓고 올바른 협상 자세와 문제해결 의지를 가지고 임한다면 반드시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가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는 70여년 민족분열 사상 일찍이 있어본적 없는 극적 변화 일어난 격동적인 해였다"며 "우리는 항시적 전쟁 위기에 놓인 조선반도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고 민족이 화해와 평화번영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결심 밑에 지난해 정초부터 북남관계의 대전환을 위한 주동적이며 과감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외 커다란 기대 관심속에, 한 해 동안 세차례의 북남 수뇌 상봉과 회담이 진행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고 이것은 북남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북남 군사분야합의서는 북남사이에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서 참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며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경이적 성과들이 짧은 기간에 이룩된데 대해 나는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증유의 사변들으로 훌륭히 장식한 지난해 귀중한 성과들에 토대해 새해 2019년에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서 더 큰 전진을 이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거론하며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거론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8시 40분께 신년사 예고방송과 함께 9시부터 본격 시작됐다.

올해는 조선중앙방송이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양복 차림으로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했다.

그간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올해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린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의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신년사 낭독은 30분간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