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정적 전망으로 뒤덮인 새해…그럼에도 새로운 희망으로
[기자수첩] 부정적 전망으로 뒤덮인 새해…그럼에도 새로운 희망으로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9.01.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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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가 밝았다. 1년 중 어느 때 보다도 새로운 기대와 희망이 가득할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대한민국에 대한 전망은 대내외적으로 밝지가 않다.

우선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호황이 끝나고 세계 경제가 다시 둔화될 것으로 분석되면서 다수 기관에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진 2%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 중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예정된 관세율 확대를 90일 간 미뤄둔 것으로, 이달 열리는 양국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하던 반도체 마저 가격하락에 따른 생산둔화가 나타나는 등 호조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 지수는 8분기 만에 100을 밑돌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내년 수출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현재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으로 동반 하락했다.

이 같은 각종 전망치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헤매다 끝날 것처럼 보인다. 새해에 품게되는 기대와 희망은 비현실적인 것만 같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경제에 위기가 없던 시기가 있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은 국가 비상사태"라며 경제위기라는 용어를 습관적으로 언급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 재정위기가 한국을 위협했다. 노무현 정부는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 불리며 당시 "이게 다 대통령 때문"이라는 표현까지 유행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은 IMF 외환위기 속에서 지냈다.

최소 20년 간 '살만하다'고 하던 시기는 없었는데 우리나라 GDP는 같은 기간 7076억달러에서 지난해 1조8320달러로 2.5배 이상 늘었다. 1인당 GDP는 3배 가까이 올라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제위기'가 과장된 프레임이었을 수도 있고,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넉넉히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올해가 유독 특별한 위기라고 불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지표가 예견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우려는 어디까지나 우려일뿐, 결과는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부정적인 전망으로 뒤덮인 연초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다.

[신아일보] 백승룡 기자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