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들 첫 출근…"다시 돌아와 기쁩니다"
쌍용차 해고자들 첫 출근…"다시 돌아와 기쁩니다"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12.3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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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열린 기념 행사에서 카네이션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열린 기념 행사에서 카네이션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9년 정리해고 사태로 일터에서 쫓겨났던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일터로 돌아왔다.

노사 합의로 복직을 약속받은 쌍용자동차 노동자 71명이 31일 오전 첫 출근을 했다. 사태 발생 이후 9년 만이다.

이들의 복직은 지난 9월 쌍용자동차 측과 노동조합,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전원복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복직 인원은 전체 119명 중 절반이 넘는 71명이다. 나머지 48명은 내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복직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7시 전국을 꽁꽁 얼린 맹추위에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앞은 이날 첫 출근한 노동자들의 얼굴에는 따스한 미소가 띄워있었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듯 서로에게 안부를 건네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다, 축하행사가 예정된 오전 7시30분이 다가오자 공장 정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복직자들은 카네이션 전달, 가족 편지 낭독 등 행사를 진행한 뒤 일터로 들어갔다. 서로를 힘차게 끌어안으며 복직을 축하하는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해고 노동자 최노훈(48)씨는 "처음 입사한 기분"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막노동도 하고 일반 회사에 쌍용차 경력을 속이면서 취업도 하면서 버텼는데 복직 이후에는 남은 48명을 도울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재호(48)씨는 "기숙사 배정을 받기 위해 어제 저녁 창원에서 올라왔다"며 "10년간 기계 공장에서 일해왔는데 내 일터로 다시 돌아오게 돼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10년을 함께 고생한 동지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일터로 돌아가서도 기존 동지들과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에게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쌍용차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평택공장을 점거하는 등 77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 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 명은 끝까지 버티다가 454명이 무급휴직이나 명예퇴직을 택했고,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아 결국 해고자 신세가 됐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