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재계①] 4대 그룹은 무술년 이어 기해년까지 지배구조 개편 중 
[2019 재계①] 4대 그룹은 무술년 이어 기해년까지 지배구조 개편 중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1.0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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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2019년…재계 화두는?
삼바 분식회계 터진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올해도 조용한 행보 할듯
고정비 지적 당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투입할 돈 어디서 구하나
SK, 중간지주 전환 추진 나서…LG는 계열분리 기업·시점도 못잡아 
왼쪽 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 구공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신아일보 DB, 연합뉴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신아일보 DB, 연합뉴스)

 

재벌 개혁을 강조한 정권의 눈높이에 맞춰 대기업 그룹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산적하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절반을 돈 2019년에도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번 정권 들어 산 넘어 산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전무후무한 분식회계가 결국 이재용 부회장을 향한다.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떠나 통상적이지 않은 방식을 사용해 논란의 여지를 제공한 이유가 이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삼바 논란이 제기된 이유는 결국 삼성물산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부족한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을 활용하기로 했고 자신이 개인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꺼내들었다. 합병을 통한 삼성물산 지배력 확대는 곧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제일모직 가치가 낮아 확보할 수 있는 삼성물산 지분에 한계가 있었고 이때 활용된 게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바 지분이란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적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다는 점이다. 앞서 이 부회장 국정농단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의 경영승계 작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재판부는 경영승계 작업이 존재함에 따라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았다. 사법부의 판단이 엇갈림에 따라 대법원이 어떤 의견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부회장의 거취도 달라진다. 

지난달 13일 검찰에서 삼바 관련 수사에 들어갔고 올해도 이 부회장은 지난해와 같이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활동을 벌이기 힘들어 보인다.

현대차는 좀 더 명확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지난해 5월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된 후 떠오르는 방식은 총수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기 보다는 이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처럼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글로비스 상장과 함께 현대모비스의 분할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큰 글로비스를 상장해 가치를 키워 모비스 분할 법인과 합병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지배구조 개편에서 모비스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아 글로비스에 유리하다는 지적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우선 올해 3분기 ‘어닝쇼크’ 원인이 늘어난 고정비 때문인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투자는 반감이 강하다. 물론 이 고정비가 미래를 대비한 지출이기도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 엔진 관련 리콜 소송이 제기되는 등 앞으로도 꾸준히 미래를 대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또 GBC 건립 승인에 따라 약 15조원의 자금 지출이 예고돼 있다. 2016년 당시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해 4~5년 정도의 기간이 예상된 점을 보면 매년 3조원 가량이 투입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영업이익 합은 약 6조원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현대차 또는 기아차 지분 매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4~6조원 가량이다.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글로비스 지분을 대신할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토에버 등의 상장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함께 추진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여타 그룹과는 다른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 이어 SK텔레콤을 분할해 투자지주회사와 통신회사로 분리한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 사업부를 △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로 재편한데 이어 올해 물적분할 후 통신사업 부분을 상장함으로써 중간지주 체제를 완성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지주 전환으로 현재 저평가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가치를 재고하는 한편 SK하이닉스도 인수합병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임에 따라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문제는 자금이다. 지난 8월 발표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지주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은 20.1%로 자회사로 두려면 10%를 더 보유해야 하며 금액으로는 5조원에 달한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당연히 이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계열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간 LG그룹이 보여준 전통에 따라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의 어느 부분을 가지고 갈 것이냐가 주목된다. 한때 구 부회장의 아들 구형모 LG전자 과장이 100% 지분을 보유했던 지흥㈜을 중심으로 한 부품 제조 계열사가 거론됐다. 하지만 구 과징이 100% 지분을 모두 매각함에 따라 다시 안개 속이다.

구 부회장이 LG그룹을 떠나면서 현재 보유한 7.72%, 약 947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정리하고 이를 활용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계열사로 계열분리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LG이노텍과 LG상사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LG이노텍은 LG가 자동차 전장 사업을 미래 사업으로 낙점함에 따라 계열분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shkim@shinailbo.co.kr